[경남 문화재 여행] 통영 안정사 대웅전
[경남 문화재 여행] 통영 안정사 대웅전
  • 정희성
  • 승인 1970.01.01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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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방산 자락 전통사찰…다포계 팔작집 형태 완벽 유지
 
안정사 입구. 작은 계곡과 그 위에 놓인 돌다리가 신록과 어울려 운치를 더해 주고 있다.


통영 안정사는 고성군과 통영시 경계에 위치한 벽방산의 품속에 자리 잡고 있다.(통영시 광도면 안정 1길 363)

안정사 주차장에서 내려 100여m를 걸어가면 벽발산 안정사 일주문이 나온다. 일주문은 사찰에 들어서는 산문(山門) 가운데 첫 번째 문으로, 신성한 사찰에 들어서기 전에 세속의 번뇌를 불법의 청량수로 말끔히 씻고 일심으로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상징적인 가르침이 담겨 있다.

벽방산은 불가에서 벽발산이라고도 부른다.

일주문을 지나면 ‘졸졸졸’ 흐르는 작은 계곡을 벗 삼은 아담한 안정사가 보이는데 작은 계곡 위로 놓여 있는 돌다리는 주변의 신록과 어울려 운치를 더 해준다.

계곡 위에 줄지어 달린 연등은 석가탄신일(음력 4월8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해 줬다.

안정사는 654년(신라 태종무열왕 원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사세가 성했던 통일신라시대에는 1000여명의 수도했던 대찰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안정사 대웅전은 ‘경남 유형문화재 제80호’로, 처음 창건 이후 여러 차례의 중수(重修)를 거쳤는데 지금의 건물은 1751년(영조 27년)에 중건된 것이다.

대웅전은 인근의 다른 사찰 건물에서 볼 수 없을 만큼 웅장하고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다포계(多包系) 팔작(八作) 지붕의 건물로, 정면과 측면 모두 3칸이지만 정면의 기둥 간격을 넓혀 건물의 중심성을 강조했다.

지름이 80cm나 되는 우람한 기둥과 다채로운 장식은 건물의 웅장함과 화려함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덧서까래를 대어 처리한 지붕의 처마 곡선은 마치 날개를 활짝 편 한 마리의 학처럼 유연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경남 유형문화재 제80호인 안정사 대웅전.
보물 제1699호 동종. 동종은 1580년(선조 13년)에 전남 담양의 용천사에서 만든 것으로 임진왜란 때 용천사가 불타 폐허가 된 뒤 안정사로 옮겨왔다.


조선후기 다포계 팔작집의 형태를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는 대웅전은 조선 후기 건축사 연구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전 내부에는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봉안하고 좌우에 문수(文殊)와 보현(普賢) 두 보살이 안치돼 있다. 이들 세 불상은 1358년(공민왕 7년)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정사에는 경남문화재자료 145호 만세루(萬歲樓)와 보물 제1699호 동종(銅鐘)도 있어 볼거리를 더 해 주고 있다.

만세루는 1686년(숙종 12년)이 건립된 이래 1841년(헌종 7년) 중수를 거쳐 지금에 전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만세루는 낡고 오래돼 누각으로 용도를 다하지 못하고 방치됐지만 지금은 말끔히 새단장을 마쳤다.

동종은 1580년(선조 13년)에 전남 담양의 용천사에서 만든 것으로 임진왜란 때 용천사가 불타 폐허가 된 뒤 안정사로 옮겨왔다. 동종의 외형적인 모습은 우리나라 일반적인 범종과 마찬가지로 항아리를 거꾸로 한 형태이다.

종의 신앙적 의미는 종소리를 듣는 순간 번뇌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에 있으며 또 종의 소리는 땅 속으로 가라앉기 때문에, 종소리를 통해 땅 속의 뭇 생물과 지옥의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한다고 한다. 절에서는 아침에 28번, 저녁에 33번 종을 쳐 온 세상과 땅 속에까지 부처님의 소리를 전한다.

대웅전과 동종, 만세루 외에도 안정사에는 2층으로된 범종루(1층에는 법고, 2층에는 범종이 있다)와 나한전, 칠성각, 명부전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안정사는 아담한 사찰로 3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안정사로 아쉬움이 남는다면 시간을 내 벽방산 정상에 올라가 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벽방산은 통영시 광도면과 고성군 거류면에 걸쳐 있는 통영, 고성, 거제시 일원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650.3m이다.

정상에 다다르면 고성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도해의 빼어난 경관도 일품이다. 안정사에서 출발해 은봉암~정상~의상암~가섭암을 거쳐 안정사(4.3km)로 다시 내려오면 3시간이 소요된다.

정희성기자 raggi@gnnews.co.kr



 
안정사 마당에서 바라본 경남문화재자료 145호 만세루.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만세루는 낡고 오래돼 누각으로 용도를 다하지 못하고 방치됐지만 지금은 말끔히 새단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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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다 2018-06-27 10:06:55
2층으로된 범종루(1층에는 법고, 2층에는 범종이 있다) 1에 있는 범종은 법고? 북이 아닌데요...잘못 적은거 아닌가요? 1층에는 최근에 제작한 범종이라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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