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정치적 존재감과 정치 발언’
[경일시론]‘정치적 존재감과 정치 발언’
  • 경남일보
  • 승인 2015.05.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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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그 어떤 생명체나 정치사회적 의인체(擬人體)가 지니는 공통적 속성 하나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확대 재생산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현실 정치인들의 정치적 존재감의 원천은 정치인 자신의 정치적 품격, 합리적 사고와 정치적 잠재역량, 그리고 정치과정에서의 정치적 언어구사에서 직·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한국 정치의 경우 특히 후자의 연장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정치 존재감, 거친 언어에서 찾으면 안 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호남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뉴DJ들’을 모아 새정치민주연합과 경쟁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국민모임이 그 존재감을 향후 독자세력으로 창당할지 아니면 정의당과 노동당, 노동정치연대 등 기존 진보세력과 통합정당을 추진할지를 결정하게 되는 정치적 세력의 존재감에서부터 야당 대선후보로 대통령 출마를 했던 정치인이 그 정당을 뛰쳐나와 정치적 존재감을 찾으려고 했던 행태에 대해서는 여러 평가가 있지만, 그 문제와는 별도로 4·29 재·보궐선거에서 정동영 전 의원이 힘 없고 돈 없는 사람들에게 기댈 곳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표출하고 정치적 재기를 도모한 것들은 정치적 존재감의 문제에서 비껴 나갈 수 없다.

그런 가운데 4·29 재·보선이 참패로 끝나고 열린 공개 지도부 회의에서 같은 당 의원에게 ‘공갈치지 마라’는 발언을 해 주목받았던 정청래 막말내용 검색어가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정치행태는 재·보선 참패 이후 친노·동교동계가 맞서며 권력쟁탈을 벌이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긴 하지만 정치적 존재감의 문제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한국정치의 정치적 존재감은 정치인이 풍기는 정치품격보다는 거칠고 자극적인 언어구사라는 방법을 통해 주로 표출되고 있다. 언론 속상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이를 더욱 부채질할 수 있는 개연성을 안고 언론을 통한 관심끌기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표출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긍정적 표출 혹은 부정적 표출의 문제가 있다. 최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향후 고향인 대구에서 직접 택시 운전대를 잡고 민심을 살필 일정을 가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당내 지지층 강화를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지만 정치적 존재감을 의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치인들의 정치적 존재감은 사소한 정치언어보다는 정치 본연의 영역으로 방향전환을 해야 한다. 정치인의 거친 존재감을 정화시켜야 하는 국민들도 이제는 사회갈등을 풀어내는 역량이나 품격에서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의 정치적 존재감을 읽어 주어야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


거친 정치적 존재감, 정화주역은 국민

사회의 일은 돌아가는 하나의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안에서 사회과학적 역학법칙이 작동하고, 인간은 욕망추구를 의도한다. 이것은 인간이 이미 구축된 다양한 규칙과 법의 영역 하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돼 있다는 의미다. 범위를 좁혀 정치와 관련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좀 더 나은 세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정치본연의 목표라면, 그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단순히 자신의 존재감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인지에 대해서는 정치인 개별적인 성찰이 필요한 문제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진주교대 교수) 경일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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