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산골학교의 밝은 미래
[교단에서] 산골학교의 밝은 미래
  • 경남일보
  • 승인 2015.06.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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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향 (하동 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 교사· 시인)
필자가 근무하는 산골벽지 학교에서 올해 과학의 달에 개최된, 하동과학탐구올림픽대회의 ‘과학탐구실험’ 부문에서 영광의 대상을 차지했다. 과학탐구올림픽대회는 ‘자연관찰’과 ‘과학탐구실험’ 두 분야의 대회로 실시됐는데 ‘자연관찰’ 분야에서 본교인 화개초에서 대상을, 과학탐구실험 분야에서는 금상을 획득해 소규모 학교 과학교육의 눈부신 성과와 열정이 주목을 모았다. 또한 올해 경남학생발명품 경진대회에서도 금상과 2명의 아이가 동상을 차지하는 등 그 성과가 대단했다.

도시화의 물결과 저출산으로 인해 소규모 학교는 폐교가 되기도 하고 그나마 있는 학교마저 학생 인원수가 적어지고 존폐의 기로에 서있는 게 작금의 교육현장이다. 그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쨌거나 대부분 도심의 큰 학교를 선호하는 성향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교사들은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는 미래사회를 그려보며 가끔 얘기를 주고받는다. ‘공기 좋은 곳에서 아이들 하나하나가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총애를 받으며 큰 학교의 두배, 세배로 각종 대회 및 방과후 체험활동에 참여하며 건강하고 다부지게 자라나니, 소규모인 시골의 아이들이 다음 세대의 중심이 되지 않겠느냐며….’

번갈아가며 근무해본 필자는 도시에 있는 대규모 학교의 아이들에 비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지만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소규모 학교의 긍정적인 혜택을 짚어보면, 체육분야, 과학분야, 예능분야 등 각종 대회에 특출한 아이들 위주로 뽑거나 희망에 의해서 선별적으로 나가는 큰 학교에 비해, 전교생 모두 겹치기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때때로 바뀌는 다양한 대회에 곧장 재미를 붙이고 잘 치러낸다. 교사가 이끌어주는 대로 무궁무진하게 성장하기도 한다. 학원가가 없는데다 통학버스 하교시간이 보통 2회로 짜여져 있다 보니, 방과 후에 수익자 부담이 전혀 없는 학교의 방과후 교실에도 학교에 남아 거의 모든 아이들이 사물놀이, 바둑, 수채화, 댄스, 스포츠교실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교직원이 전교생의 이름과 성향이나 가정환경까지 다 알고 개별적으로 이름을 불러주며 상대를 해주는 점이 소규모 학교의 크나큰 혜택이라 할 수 있다.
 
최숙향 (하동 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 교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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