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산사태 등 산지재해 대비 미루지 말아야
[경일포럼]산사태 등 산지재해 대비 미루지 말아야
  • 경남일보
  • 승인 2015.06.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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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수년 전 서울 우면산에서 산사태와 토석류로 심각한 산지재해가 발생했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우리의 안전 불감증과 산사태 등 산지재해 대응 및 예방을 위한 노력의 부실을 질타했다. 많은 인명과 재산이 피해를 입은 후에 뒷북치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산사태나 땅밀림 산사태 등 산지재해와 더불어 재난사고는 사실 발생하지 않고는 그것을 직접 실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과거 사례로 그 심각성이나 피해를 모른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러한 재난에 대해 발생 가능성을 감지하고 미연에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면 피해를 없게 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그러한 예는 비일비재하다. 필자는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지재해에 대해 현장을 조사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면서 몇 가지 문제가 아직도 잘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서로 미루기라는 것이다. 즉, 도로를 절개하면서 연접한 산지에서 산사태나 땅밀림 산사태 등 산지재해가 발생했을 때 도로부서에서는 산사태가 산지에서 발생했으니 원인 및 복구를 산지부서에 떠넘기니, 산지부서에서는 원인은 도로절개로부터 발생한 것을 떠넘긴다고 핑퐁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예산부족이라는 문제로 확대되고 결국은 수년 동안 별일(?)이 없는 과정 중 복구가 진행되는 것을 왕왕 보게 된다. 문제는 그 사이 집중호우 및 태풍으로 피해가 가중된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을 떠나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 및 자연이 본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례를 여러 차례 목격하면서 그것의 옳고 그름에 대해 이야기해도 당국에서는 고쳐지는 것은 아직도 없는 듯 보인다. 아직도 손을 놓고 있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과도한 업무와 예산부족 등 다양한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산지재해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시간과 방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실행하지 않고 재해가 발생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우리나라의 산사태는 2000년대부터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최근 들어 경남지역에서는 땅밀림 산사태가 다발하고 있다. 몇몇 시·군에서 이미 징후를 나타내 더 많은 집중호우나 태풍 등으로 연속강우가 증가한다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지역들도 있다. 아울러 이러한 산지재해는 대형화되고 발생빈도도 많아졌으며, 규모도 1980년대에 비해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학자들에 따르면 기상이변 및 기후변화로 시간당 강우량이 1000mm를 넘을 것도 예상하고 있다. 그렇게 됐을 경우 산사태 및 산지재해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다. 왜냐하면 도시의 발달로 산지부의 개발이 팽배하고 있고, 특히 도심권에 위치한 산각부는 개발로 절취되는 지역이 많아지게 됨으로써 산사태 재해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여름철 국지적인 강우횟수와 양도 증가하고, 특히 대형태풍이 빈도 높게 예상되고 있다니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예산부족이니 네 탓이니 하는 핑퐁게임을 그쳐야 한다. 적극적 대응을 하게 되면 괜히 난리라고 비난하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대처한다면 그것은 피해가 예상되는 것을 눈앞에 두고 딴 곳을 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산사태, 땅밀림 산사태 등 산지재해에 대해 나와 내 가족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생각으로 모두 관심과 대응을 해야 한다. 피해가 불 보듯 예상되는 곳은 어떤 조치든 취해야 한다.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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