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등장 막는 국민공천제는 안돼
신인 등장 막는 국민공천제는 안돼
  • 경남일보
  • 승인 2015.06.0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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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참 독톡한 정치 지형을 갖고 있다. 이른바 ‘영·호남의 텃밭’에선 ‘묻지마 투표’가 당락을 좌우한다. 여당은 영남에서, 야당은 호남에서 절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다선 의원도 주로 영호남의 지역에서 배출된다. 한 번 공천을 받으면 그 다음도 당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현역의원들에겐 기득권인 셈이라 스스로 포기할 리는 없다. 그런 만큼 물갈이를 할 때 저항도 거세다. 하나 영남의 다선 중에는 지겨운 인사도 있다는 것이다.

공천권을 행사하는 쪽은 늘 국민들을 실망시킨 낡은 정치인들을 몰아내고 참신한 신인을 수혈해야 국민들에게 감동을 줘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웠다. 동료 정치인들을 솎아내는 이른바 공천 칼자루를 휘두르는 당권파 스스로가 그럴 만한 도덕성과 자격을 갖춘 경우는 드물었다. 당 주류가 성가신 비주류 세력을 쳐내는 명분으로 물갈이를 들고 나왔다.

물론 영남의 다선 의원이라는 이유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나 새누리당은 옥석을 가려 존재감이 없는 의원, 능력 없는 의원, 국회 고위직을 거치는 등 이미 할 만큼 한 의원은 솎아내야 한다. 타의에 의한 퇴출보다는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용퇴가 본인과 새누리당을 위해 좋다.

새누리당이 내년 4월에 실시되는 20대 총선을 대비해 당론으로 채택한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 실현 방안 마련에 나섰다. 국민공천제는 ‘전략공천’을 없애고 유권자가 예비선거를 통해 공직선거 후보자를 결정하는 ‘상향식 공천’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문제는 오픈프라이머리는 인지도나 조직 면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현역의원들에게 유리한 제도다. 정치 신인들의 등장을 어렵게 만들고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더 강화시켜 줄 우려가 있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신인(新人) 등장을 막는 장애물이 안 되게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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