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칠천도
[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칠천도
  • 곽동민
  • 승인 2015.06.03 17:3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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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살아 숨쉬는 거제 칠천도 둘레길 걷기
▲ 옥녀봉에서 바라본 칠천교 모습.

여행은 자연과의 만남이면서 사람과의 만남이고, 나아가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새로운 자아(自我)와의 만남이라고 한다.

그만큼 내적 성숙과 함께 나를 나답게 하는 길이 바로 여행이다. 어떤 이는 항상 젊음을 유지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여행을 한다고도 한다. 틀에 박힌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는 것 자체가 우리들에겐 새로움이고 힐링이다. 일상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겪는 갈등,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감, 이런 것들로 인해 받는 아픔을 해소하고, 자신의 정서와 영혼을 맑게 함과 더불어 내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 새로운 활력소를 충전하는 것이 힐링 여행일 것이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 여행’이라는 테마로 독자들이 더욱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기획 연재물을 집필하고자 한다.

걷기 명소를 찾는 걷기힐링, 문학·예술·장인 등의 속살을 캐러 떠나는 아트힐링, 문화유적지·귀농귀촌가족·교육기관 등을 직접 탐방하여 체험활동을 하는 체험힐링, 섬·산 등 자연생태를 답사하는 환경·생태힐링을 통해 현대인이 앓는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삶의 활력소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힐링 여행을 격주로 연재하도록 한다./작가 서문



 

▲ 칠천량해전공원전시관에서 기념 촬영한 동호인들.


◇칠천량 해전이 벌어졌던 칠천도 해협

‘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 여행’의 첫 출발지로 ‘역사가 살아 숨쉬는 거제 칠천도 둘레길’을 선정했다. 지난봄에 진주시 국민체력센터(원장 이준기 선생님) ‘걷기 하나 행복 둘’ 걷기 클럽에서 거제시의 칠천도에 있는 옥녀봉과 굿등산 걷기 힐링을 떠났다. ‘걷기 하나 행복 둘’ 걷기 클럽은 순수하게 걷기를 좋아하는 동호인들로 구성되었으며 정회원만 200명이 넘는 단체로서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위해 월 1회 전국의 걷기 명소를 찾아 떠난다. 이번에 걷기 힐링을 떠난 칠천도는 거제시에서 제일 큰 섬으로 옻나무 밭이 많아서 칠전도(漆田島)라고 불렀는데, 나중에 칠천도로 이름이 바뀌었다. 칠천도 어온리 물안 마을과 맞은편의 송진포, 실전 사이의 칠천도 해협은 임진왜란 7년 동안, 우리 조선수군이 유일하게 패배했던 ‘칠천량 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2000년 1월 1일 거제시 하청면 실전리와 칠천도의 어온리를 잇는 425m 연륙교가 개통되었다. 이번 걷기힐링은 섬과 바다, 산과 해변이 어우러진 곳을 걸으며 심신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함과 함께 칠천량 해전에 얽힌 일화와 이순신 장군이 왜 자살을 했을까하는 역사적 진실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곁들임으로써 명품 걷기 힐링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

아침 8시에 구진주역에서 출발, 9시 30분경에 거제시 칠천도에 도착하여 스트레칭을 겸한 준비체조를 간단히 마친 뒤 산행을 시작했다. 칠천도 연륙교를 지나 6.25 참전비가 있는 곳에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타고 올랐다. 고갯마루에 올라서자 칠천량 해협과 칠천교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것이 말 그대로 절경이었다. 걷기 동호인 모두가 하나같이 환호성을 질렀다. 산등성이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대나무숲길에서 준비해간 도시락을 먹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숲길을 따라 걸으면서도 발밑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고개를 돌리면 멀리 보이는 바다 풍경이 어우러져,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가파른 숲길 모퉁이 돌아설 때마다 방긋이 웃으며 우리를 반기는 제비꽃, 개부랄풀, 양지꽃 등의 작고 예쁜 봄꽃들도 걷기 힐링에 빼 놓을 수 없는 응원부대이다. 꽃 하나, 나무 한 포기, 우뚝 솟은 바위들, 끝없이 펼쳐진 바다 등 모든 사물 하나하나가 우리들의 무거워진 발걸음을 한결 산뜻하게 해주는 소중한 것들이다. 2시간 30분가량 산행을 한 뒤, 산행의 마무리는 칠천량해전공원전시관에서 가졌다. 전시물들을 보면서 칠천량해전의 패배가 우리 수군의 승리의 바탕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사닥다리처럼 꾸며놓은 오름길.



◇이순신 장군에 대한 역사적 진실

칠천량 해전 관련 동영상을 보기 전 필자가 칠천량해전과 이순신 장군의 자살(?)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15분 정도 스토리텔링을 했다.

역사 교과서를 통해 익히 알고 있다시피 이순신 장군은 왜군이 쏜 총탄을 맞고 돌아가셨다. 이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당시 멍청한 임금이었던 선조의 속내를 조금이라도 헤아려본다면 삼척동자라도 이순신 장군이 자살을 했을 것이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부산포에서 진을 치고 우리 조선군을 유인하려고 하는 왜군을 향해 진격하라고 명한 선조의 어명을 어겼다고 하여 역적죄로 덮어씌워 사형에 처하려고 했는데, 적장의 사망으로 인해 더 이상 전쟁을 이어갈 뜻이 없었던 왜군들이 물러가면 이순신 장군은 토사구팽 당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또 하나의 죄목을 씌워 역적으로 몰아 죽이려고 했을 것이다. 이러한 선조의 비열한 속내를 이미 이순신 장군은 꿰뚫어 보고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죽을힘을 다해 왜군을 물리치고도 역적으로 몰려 죽게 될 것을 알고 있었던 장군은 갑옷과 투구를 벗어 던진 채 장렬한 죽음을 선택했던 것이다.

바보 선조에 의해 성웅 이순신 장군이 죽음을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순신 장군이 적탄에 의해 사망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지만, 역적으로 몰려 죽음을 당하느니보다 전장에서 아름다운 죽음을 선택한 이순신 장군의 자살은 바로 역사적 진실일 것이다.



◇힐링과 깨달음이 공존하는 칠천도 둘레길

단체로 와도 좋지만 가족끼리 산행을 해도 참 좋은 코스다. 걷기를 통해 역사의 속살을 엿보고,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고 얘기를 하다보면 일상의 아픔들이 파돗살에 헹구어지고, 바다와 산, 섬과 숲길에서 만나는 예쁜 꽃처럼 ‘나’에게도 나다운 아름다움이 있다는 자존감을 얻게 되어 우주의 주인공으로서 건강하고 가치있는 삶을 영위하는 것이 진정 힐링 여행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행을 통해 우리의 건강한 미래를 되찾고, 길모퉁이나 바다 기슭에 숨어있는 행복을 소담하게 담아올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힐링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숲길과 바다에 스며있는 역사적 진실을 이해하고 인문학적 소양의 키를 한 뼘 더 쌓을 수 있다면 힐링 여행의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칠천도 걷기힐링 코스.
힐링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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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희 2015-06-09 15:29:29
이순신 장군의 자살?
놀라운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대박입니다.
역사 교과서에서는 알지 못한
새로운 역사를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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