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치료 10년 후면 가능하다”
“난치병치료 10년 후면 가능하다”
  • 연합뉴스
  • 승인 2015.06.09 16: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과학기자대회 노벨상 야마나카 교수 강연
“줄기세포 기술이 한 걸음씩 전진하기는 하지만 환자 치료에 쓰이려면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세계과학기자대회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6년 성숙한 세포(성체 세포)를 유전자 조작으로 원시 상태 세포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되돌릴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공로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iPS는 심장, 근육, 신경 등 다양한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건강한 세포를 망가진 세포와 바꿔 이식하면 난치병도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야마나카 교수팀은 이르면 내년에 같은 대학 유도만능줄기세포연구적용센터(CiRA)의 다카하시 준 교수팀과 이 세포를 뇌 신경세포로 분화시켜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효율성과 안전성은 이미 검증을 마쳤고 임상시험을 신청하려는 단계”라며 “일본 보건당국의 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이 기술을 이용한 최초의 수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야마나카 교수팀은 이미 지난해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와 함께 iPS를 색소상피세포로 분화시켜 황반변성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한 바 있다.

그는 “유전자 4개와 혈액 5㎖만 있어도 수천개의 iPS를 만드는 시대가 됐다”면서 머지않아 본인의 iPS는 물론 다른 사람의 세포에서 분화한 뇌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각기 다른 유전자를 가졌지만 조직적합성(HLA)이 일치하는 세포 공여자를 찾아내면 이식에 걸리는 시간과 가격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야마나카 교수의 설명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140명에게서 채취한 세포만으로 일본 국민 90%에게 이식할 수 있는 iPS를 만들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세포는 세포 분열 등의 속성을 따졌을 때 돌연변이 가능성이 적은 제대혈이 특히 주목된다고 그는 전했다.

야마나카 교수는 본격적인 iPS 치료 시대가 열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환자나 가족이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언론과 같은 과학 전달자(science communicator)들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연구의 윤리적 측면에 관해서는 “연구 결과를 숨기지 않고 널리 확산하는 것이 어두운 이면을 해결하기 위한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위험한 임상적용이 있을 때 과학계가 ‘안 된다’고 말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줄기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암세포가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는 “철저한 실험과 시험을 거친 결과 안전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언론 인터뷰 등을 고사해온 야마나카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 한 개의 유전자 때문에 변이가 생겨 파리의 눈에서 다리가 나오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며 “이런 작은 곤충에서 기초 연구를 진행한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아 iPS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벨상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해달라는 요청에는 “남들과 다르게 혁신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항상 연구 결과물을 신중하게 살펴보고 예상치 못한 결과라도 간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