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리 증후군
리플리 증후군
  • 이홍구
  • 승인 2015.06.1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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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구 (창원총국장)
리플리 증후군이란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한다. 성취욕구는 강하지만 이를 성취할 능력이 없는 개인이, 자신의 지위나 신분 등을 거짓말로 꾸며내는 것이 특징이다. 거짓말이 탄로나더라도 그것이 거짓이 아니라 타인의 그릇된 인식으로 인한 오해라고 여기며 스스로 거짓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최근 천재 수학소녀 거짓말 논란으로 우리 사회가 떠들썩했다. 언론은 미국 토머스 제퍼슨 과학고에 재학 중이던 한 여학생이 하버드대에 조기 합격한 데 이어 스탠퍼드대 등으로부터도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여학생의 천재성을 인정한 두 학교가 모두 입학을 허용하고 졸업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선망이 대상이 됐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고 학생의 아버지는 공식사과했다.

▶이번 사건을 리플리 증후군을 앓는 여학생으로 인한 웃지못할 촌극으로 보기에는 씁쓸한 점이 많다. 딸의 학업을 위해 회사까지 옮긴 기러기 아빠와 엄한 ‘타이거 맘’의 뒷바라지 속에서 미국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특목고에 다니는 학생이 느꼈을 성취압박이 짐작이 간다.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딸의 강박이 빚어낸 거짓말의 악순환이 이 사건의 핵심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일류대 사랑과 학벌주의, 사실확인을 하지않은 언론이 리플리 증후군을 부추겼을 수도 있다. 학벌지상주의의 피해자이기도 한 어린 학생에게 돌팔매질을 하기보단 우리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이홍구 창원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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