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약국에 '들리면' 안 돼
몇 해 전 홈페이지를 개설했을 때, 한 지인이 이런 글귀를 남겼다. “홈페이지에 들려 유익한 글 잘 보았다.”는 내용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그 글을 읽고 기분 좋았지만, 뒷맛은 그리 개운치가 못했다. 맞춤법에 어긋난 글자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에 ‘들려(?)’라니, 어떻게 귀에 들릴 수가 있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뜻인 ‘들르다’를 잘못 활용한 ‘들려’라는 표현이 누리소통망인 SNS를 휘젓고 다닌다.
‘들리다’는 ‘듣다’의 피동사다. ‘어디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아침에는 날이 맑게 개었다.’와 같이 ‘소리’를 전제로 한다. ‘들르다’는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는 것’을 말한다. ‘방문’의 의미를 지닌다. 이 두 낱말의 활용을 혼용하는 바람에 종종 그릇된 표현을 하곤 한다. 단어는 기본형에서 활용한다. ‘들리다’는 ‘들리어(들려), 들리니’ 등으로, ‘들르다’는 ‘들러, 들르니’ 등으로 끝바꿈한다. 약국에 ‘들리면’ 안 되는 이유는 우리말에서 어미 ‘-이면’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들르-+-이면’은 잘못된 구조이다. 어간 ‘들르-’에 아직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가정해 말할 때 쓰는 연결어미 ‘-면’이 결합돼 ‘들르면’으로 적는다.
‘들리다’와 ‘들르다’는 엄연히 그 뜻이 다르다. 단지 활용을 잘못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들리다’는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다.”처럼 ‘듣다’의 피동사로 쓰인다. ‘들르다’를 활용하면 ‘들려’가 아니라 ‘들러’이다. ‘으’ 탈락은 용언의 어간 ‘으’가 어미 ‘-아/어’ 앞에서 탈락한다. 자, 이제 약국에 들리지 말고 들러야 한다.
허훈 시민기자
몇 해 전 홈페이지를 개설했을 때, 한 지인이 이런 글귀를 남겼다. “홈페이지에 들려 유익한 글 잘 보았다.”는 내용과 함께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그 글을 읽고 기분 좋았지만, 뒷맛은 그리 개운치가 못했다. 맞춤법에 어긋난 글자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홈페이지에 ‘들려(?)’라니, 어떻게 귀에 들릴 수가 있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잠깐 들어가 머무르다’는 뜻인 ‘들르다’를 잘못 활용한 ‘들려’라는 표현이 누리소통망인 SNS를 휘젓고 다닌다.
‘들리다’는 ‘듣다’의 피동사다. ‘어디서 음악소리가 들린다.’,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는데 아침에는 날이 맑게 개었다.’와 같이 ‘소리’를 전제로 한다. ‘들르다’는 ‘지나가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는 것’을 말한다. ‘방문’의 의미를 지닌다. 이 두 낱말의 활용을 혼용하는 바람에 종종 그릇된 표현을 하곤 한다. 단어는 기본형에서 활용한다. ‘들리다’는 ‘들리어(들려), 들리니’ 등으로, ‘들르다’는 ‘들러, 들르니’ 등으로 끝바꿈한다. 약국에 ‘들리면’ 안 되는 이유는 우리말에서 어미 ‘-이면’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들르-+-이면’은 잘못된 구조이다. 어간 ‘들르-’에 아직 이뤄지지 않은 사실을 가정해 말할 때 쓰는 연결어미 ‘-면’이 결합돼 ‘들르면’으로 적는다.
‘들리다’와 ‘들르다’는 엄연히 그 뜻이 다르다. 단지 활용을 잘못하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들리다’는 “밤새 천둥소리가 들렸다.”처럼 ‘듣다’의 피동사로 쓰인다. ‘들르다’를 활용하면 ‘들려’가 아니라 ‘들러’이다. ‘으’ 탈락은 용언의 어간 ‘으’가 어미 ‘-아/어’ 앞에서 탈락한다. 자, 이제 약국에 들리지 말고 들러야 한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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