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we)와 膳物의 개념
우리(we)와 膳物의 개념
  • 경남일보
  • 승인 2015.06.2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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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진주지점 부지점장)
이상일

글이란 그림의 줄인 말로 문자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그림으로 의사표현을 했다. 선사시대 각종 동굴벽화를 통해 의사를 표현하다 점차 인지가 발달하면서 그림을 간단하게 줄인 상형문자를 만들어 역사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말 중에 ‘우리’라는 낱말은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대명사로 우리 가족, 우리 고장, 우리 회사, 우리나라 등 참 다양하게 많이 사용되고 있는 단어 중 하나다.

인류가 동굴이나 움막에서 생활하면서 같은 집단을 일컫는 개념으로 사용된 것이 점차 짐승을 가둬 기르는 곳을 가리키는 명사로 확대됐다. 예를 들어 소(우리), 돼지(우리)에서 사용되듯. 이 ‘우리’ 개념을 다시 한 단어로 줄이면 ‘울’로, 이것이 또다시 울타리, 울콩(울타리에 키우는 콩)등으로 확대됐다.

선물(膳物)이란 한자어도 풀이해 보면 선물선(膳)은 善(羊떼 20(卄)마리가 우리(口)안에 도착하면 착하다하여 착할 선)에다 고기육(肉(月))을 합한 것으로, 즉 선물은 착한 고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옛날에 선물에도 등급이 있었다. 1등급은 조상을 모시는 제사고기로 머리나 심장에 화살을 맞아 바로 죽은 고기를, 2등급은 선물고기로 배나 다리에 화살을 맞아 죽은 고기를, 3등급은 먹는 고기로 죽지 않고 원망이나 독이 생겨 좋지 않는 고기를 사용했다.

지금도 농어촌에 수확하는 곡식이나 과일, 생선 중 가장 좋은 것은 제사 지낼 때 쓰고, 그 다음 좋은 것은 시장에 내다 팔(선물)고, 최하급인 낙과나 싱싱하지 못한 놈을 직접 먹었다. 비록 경제적 목적을 위해 팔기는 하나 선물의 기본적인 상도(商道)를 잘 지켜왔는데, 요즘 일부 몰지각한 장사꾼들이 거꾸로 나쁜 것을 좋은 상품으로 둔갑시켜 파는 몰염치를 볼 때마다 조상들이나 농어촌민들에게 다시 한 번 선물의 덕목을 배워야 한다고 본다.

복(福)자도 귀신(示) 앞에 높이(豆:제기) 쌓은 음식(田), 즉 술과 고기를 가득하게 바치고 정성껏 빌어야 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고, 반대로 화(禍)는 귀신(示) 앞에 살을 발라낸 뼈(骨)만 바치면 화를 입는다는 뜻이라고 설문해자에서 풀이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정성과 선한 마음으로 조상을 모시거나 남에게 선물을 하다보면 복도 받고 신뢰가 서는 건전한 사회가 될 것이다.

이상일 (신용보증기금 진주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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