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고성 콩이랑농원
[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여행] 고성 콩이랑농원
  • 경남일보
  • 승인 2015.06.17 15: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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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식품 체험활동으로 건강을 가꾸는 여행
 
1100여 개의 항아리가 살아 숨쉬는 콩이랑농원 전경.
요즘 들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건강과 관련하여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중의 하나가 먹거리다.

서구화된 식단과 패스트푸드의 범람으로 인해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슬로푸드인 우리의 전통음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 ‘스토리텔링이 있는 힐링 여행’은 우리 전통음식의 대명사인 된장, 고추장, 청국장, 두부 등을 만드는 콩이랑농원에서 녹색식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활동을 통해 전통 식품에 대한 신뢰 형성과 더불어 우리의 건강한 삶을 우리 스스로가 지키고 가꾸어가기 위한 힐링 여행을 떠나 보았다.

 
체험자들이 직접 손으로 만든 두부.
△3대째 전해오는 장 담그기의 비법=진주에서 승용차로 30분 정도만 가면 고성군 영현면 영부리에 있는 콩이랑농원(대표 정재호)에 닿는다. 먼저 콩이랑농원 입구에 들어서면 1100여 개의 크고작은 항아리가 우리를 다소곳이 맞이해 준다.

엄청난 숫자의 항아리를 만나는 순간, 놀라움과 더불어 마치 외갓집에 온 것처럼 포근하고 아늑한 마음을 갖게 된다. 콩이랑농원이 자리잡은 곳의 옛 이름이 ‘부연동’이라고 했는데, 콩이랑농원에서 보면 산이 연꽃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양이라 부연동이라 하였고 농원 마당에 자리잡은 항아리는 마치 연꽃 속 연밥처럼 보이니까 ‘부연동’이란 이름과 절묘하게도 맞아떨어진다.

저 수많은 항아리들 속에는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품고 콩이랑농원 안으로 들어서면 체험장 옆에 할머니를 기리는 빗돌을 하나 만난다. 오랜 세월 메주와 함께 살아오시다가 며느리에게 그 비법을 전수해 주시고 돌아가신 서또분 할머니의 참뜻을 기리는 빗돌에는 잘 익은 메주 냄새가 나는 듯했다.

안채의 방안에는 200년 된 우물인 부연정이 있는데 이 우물물로 장 담그기를 시작해서 2대 강천조님, 현재 3대인 손주며느리 이필분님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100년을 이어온 귀한 보물인 종자장(씨앗장)으로 새 장을 만들 때 미량을 넣어 종균을 지속적으로 계승 배양하여 대대손손 영양소와 향미를 지키고 발전시키는 덧장기법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고유의 간장, 된장이 세계 최고의 발효식품이 된 비결이다.

△모두가 행복해 하는 녹색 식생활 체험활동=1100여개의 항아리가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햇살, 주인의 정성에 의해 익어가는 콩이랑농원은 2010년 농촌진흥청 지정 교육농장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유치원·초·중·고 학생의 녹색식생활 체험활동과 진로탐색체험을 위한 중학교 자유학기제 체험, 가족·주부·학교급식담당교사의 단체 전통발효식품 교육장으로써 각광을 받고 있다.

어린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은 처음엔 학생들이 좋아하는 음식인 인스턴트가 아니라 어른들이 즐기는 음식인 된장, 간장, 두부를 만든다고 하니 큰 관심을 비치지 않다가도 실제 체험활동에 들어가면 지금껏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라 그런지 매우 적극적으로 음식 만들기에 임하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음식이다 보니 피자나 통닭 못지않게 맛있게 먹는다.

녹색식품인 된장 끓이기, 두부만들기, 고추장 만들기, 메주 만들기, 찹쌀떡 떡매치기 등을 흥미진진한 모습으로 직접 참여하는 것이 기특하거니와 자신들이 만든 음식을 아주 맛있게 먹는 걸 보면 함께 온 부모님들도 매우 흡족해 하신다.

특히 두부 만들기를 할 때, 물에 불려놓은 콩을 직접 맷돌에 갈 때나 콩물을 가마솥에 끓인 뒤, 삼베에다 비지와 콩물을 분리하여 두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체험자들은 매우 호기심에 찬 눈으로 지켜본다. 그리고 된장국을 직접 끓여서 먹을 때면 어린 학생들마저도 하나도 남김없이 자신이 끓인 국을 다 먹을 정도로 맛있게 먹는다.

점심식사 이후엔 고추장 만들기나 떡매치기를 하는데 참가자 모두가 떡매로 찹쌀밥을 내리칠 때마다 환호성을 외친다. 자기가 만든 찹쌀떡을 먹으면서 찹쌀이 씹히는 식감을 맛보기는 이곳이 아니면 좀처럼 느껴보지 못할 것이다. 체험의 마지막 순서로 간장, 된장 시음이다. 입에 머금고 있을수록 단맛이 배어나는 간장을 시음할 때면 모두가 신기하게 여기며 왜간장과의 차이도 느낄 수가 있다.

이처럼 체험자들이 직접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아, 체험활동이 곧 힐링이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더구나 이러한 전통 음식을 즐겨 먹음으로써 가족과 청소년 모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값진 힐링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콩이랑 농원 입구.
△자연의 힘과 사람의 정성이 빚은 힐링 식품=햇살과 바람, 아침저녁으로 내리는 이슬과 더불어, 인고의 시간과 사람의 정성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것이 된장, 간장이다. 체험활동이 끝나면 전통 된장, 간장과 왜간장의 차이에 대한 얘기도 정재호 원장님으로부터 들을 수 있다.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의사도 고칠 수 없다’라고 한 히포크라테스의 말처럼 우리가 먹는 음식은 생존과 함께 건강을 지켜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먹는 간장, 된장과 같은 식품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간장, 된장, 두부 등 녹색식품을 만드는 콩이랑농원에서는 콩, 물, 천일염, 항아리, 숯과 대추, 시간과 정성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가는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우리들에게 전도해 주고, 우리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알려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사명감으로 차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우리 전통음식인 된장, 간장 등을 즐겨 먹으면서 우리 것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게 되고, 나아가 나에 대한 긍정하는 마음을 갖게 됨으로써 마침내 자신의 삶을 더욱 사랑하고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간다면 그것이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박종현(시인)




 
두부를 만들기 위해 맷돌로 콩을 갈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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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이 2015-06-24 12:17:45
와우?
콩이랑농원에 꼭 한번 가고 싶네요.
우리 가족의 건강도 지키고
체험활동도 해보고...
두부만들기 체험 꼭 한번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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