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야학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내가 야학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 경남일보
  • 승인 2015.06.2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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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자 (김해시 시민복지과 장애인복지담당)
황숙자
초등학교 시절 내 꿈은 섬마을 선생님이었다. 영화를 보면 섬마을에서 아이들과 뛰어놀고 가르치는 선생님의 모습이 얼마나 좋아보였던지. 그러나 인생이 마음먹은 대로 되면 무슨 재미있겠는가.

우연한 기회에 야학교사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9년이 되어 간다. 평균연령 55세 늦깎이 학생들이지만 야학을 통하여 초·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여 대학을 가기도 하고, 각자의 꿈을 좇아 노인요양사, 아이돌보미 등 다양하게 사회에 진출하고 있다.

집안 형편상 한참 배워야 할 나이에 학문을 접할 기회를 놓친 분들이라 배우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여 수요일이 휴교일인데도 매일 학교에 왔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있다.

최근 대학에서 전공학생들을 위한 현장의 이야기와 중·고생들의 진로 탐색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직업의 세계에 대한 설명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학생들의 수강태도가 많이 놀라웠다. 수업 중에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등 일부 몇 명을 제외하고는 수업에 온전하게 몰두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목소리 톤을 조절하기도 하고 재미난 얘기로 이끌어봐도 별 반응이 없는 수업태도에 실망하고 씁쓸하게 학교문을 나서야 했다.

하지만 야학의 학생들은 낮동안 직장이나 가사일에 힘들게 시달리고, 점점 나빠지는 시력과 나이 들면서 오는 체력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칠판과 나를 향한 반짝거리는 눈빛을 보노라면 준비를 많이 못하고 수업에 임한 날은 혹시라도 설명부족으로 내용이해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염려가 생길 정도로 수업에 집중하고 한 개라도 더 배우고 익혀 보겠다는 열기가 교실에 가득하다.

이것이 바로 나를 야학에 떠나지 못하게 하는 이유다.

‘이 세상에 제일 좋은 것은 배운다는 것, 돈이란 잃거나 도둑 맞을 수도 있고 건강과 정력은 약해질 수가 있다. 그러나 머릿속에 넣어둔 것은 영원히 당신의 것이 될 수 있다.’ 한 루이 라무르의 명언처럼 배움을 갈망하는 열정을 지니고 공부하는 우리 늦깎이 야학 학생들에게 파이팅을 외쳐 본다.
 
황숙자 (김해시 시민복지과 장애인복지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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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야학 합격자 이향숙 2015-09-25 19:32:11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전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왔네요.추석 안부 전하려고 야학 싸이트에 들어갔는데 안되네요.교장선생님과 고등부 담임,화철호선생님 각 과목 선생님께 안부 전해주세요. 가르쳐주시는 성의에 감사하고 항상 건강하세요.겨울,졸업식에 뵙겠습니다.

김해야학 합격자 이향숙 2015-09-25 19:30:48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어요? 전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왔네요.추석 안부 전하려고 야학 싸이트에 들어갔는데 안되네요.교장선생님과 고등부 담임,화철호선생님 각 과목 선생님께 안부 전해주세요. 가르쳐주시는 성의에 감사하고 항상 건강하세요.겨울,졸업식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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