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사랑의 동의어
[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사랑의 동의어
  • 경남일보
  • 승인 2015.07.0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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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사랑의 동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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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연년(歲歲年年)

박노정(1950∼)

이 작은 찻잔에

내 눈길 꽂힌 지 수십 년,

내 입술 닿은 지도 수십 년이다

세세연년

한마디로 줄일 뿐이다



절대 고독과 궁핍 그리고 상처, 이별, 그리움 등. 애달프고 쓰디쓴 통증의 이름은 이 땅 시인들의 본적임이 분명하다. 여기 소멸 직전에 놓인 작은 찻잔 하나가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물의 형상을 통해 사랑의 동의어를 슬며시 내밀고 있는 것인데, 바로 ‘눈길’이라는 단어다. 문득 스치는 기억에 머물러 오랜 세월 자꾸 눈길이 간다는 말. 위독의 시간 속에서 주변부로 몰리는 소외 대상들이 돌아보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말이다. 우리는 왜 저 빛나는 상처의 이력이 궁금해지는 걸까. 입술 닿은 언저리마다 마른 꽃잎의 향기가 배어 있음이 확연한데. 그러니 두말할 필요 없이 여러 해 거듭하여 눈길이 이어지리라 당당히 고백하지 않는가. 가슴으로 전하는 세세연년이란 말 또한 참 따뜻한 사랑의 동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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