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유승민 득, 갈등
[이준의 역학이야기] 유승민 득, 갈등
  • 경남일보
  • 승인 2015.07.02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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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가에 쏠리는 눈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갈등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년 총선공천권을 누가 거머쥐느냐의 헤게모니 쟁탈전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이런 갈등의 모양새에 짜증을 낸다. 이런 예기치 않은 갈등은 뜻밖에도 삐걱거리던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소식을 잦아들게 만들었다.

우리정치의 고질적인 폐단은 자기가 뭔가 잘하여서 국민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헛발질과 실수로 인하여 자기의 실수가 잊혀 지거나 상대적 주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이다. 이번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갈등은 우주가 생성된 이래 삼라만상에 없는 곳이 없다. 이런 의미에서 갈등이란 자연스런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또 생장소멸의 모든 과정이 갈등의 모습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하물며 사람 사는 인생사에 있었으랴!

갈등이란 칡(葛)과 등나무(藤)가 같은 토양에 뿌리를 박고 뒤엉켜 감겨져 성장하는 모습을 말한다. 이처럼 치열하게 뒤엉켜 있는 갈등의 모습을 사람들은 저마다 처한 처지에 따라 다르게 바라본다. 어떤 사람들은 갈등을 치열한 생존의 모습으로, 어떤 사람들은 안타까운 비애의 모습으로, 어떤 사람들은 그저 무심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특히 동양인들은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좋지 않은 모습으로 바라보면서, 언제나 조화롭고 화기애애한 인화(人和)를 강조한다.

그러나 자연은 갈등을 또 다른 생체에너지를 창발시키는 요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미꾸라지를 잡아먹는 메기가 있는 곳의 미꾸라지는 더욱 활기차고 생생하다. 하지만 소금이나 매운 고추를 넣어서 따가운 자극 때문에 파닥거리는 것이 싱싱한 것처럼 보인다. 이처럼 인위적 자극으로 모습만 내어 싱싱하게 보이는 미꾸라지로 만든 추어탕은 맛이 없다. 열대어를 잡아먹은 천적이 있는 열대어는 몇 마리 잡아먹힌 것 외에 대다수의 열대어가 싱싱하게 살아서 뉴욕 열대어 진열대로 들어가 팔려도 오래도록 싱싱하게 산다. 반면 열대어를 잡아먹는 천적이 없는 열대어는 아주 평온하고 최적의 상태인데도 대서양을 건너면서 저절로 반쯤정도 스물 스물 제풀에 겨워 죽고 말고, 또 살아남은 이 열대어는 가정에 팔려 가서도 모든 조건을 다하였는데도 얼마 못가서 죽고 만다. 생기발랄케 하는 천적이 없기 때문이다.

치열하게 기업을 일군 일 세대들의 탄탄하게 기업을 끌어가는 반면 평온한 상태에서 기업을 물려받은 2세 3세대에 미쳐서는 기업이 소멸하는 것은 이러한 자극제가 없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스스로를 잡아먹는 천적은 고통스런 저주가 아니라 차라리 신의 축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승민 의원에게 있어서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를 자극시키는 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어서도 유승민 의원은 통한의 배신자로 비추어 지지만 이 역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사람들의 마음과 국민들의 민심을 혜안 있게 통찰하여 보는 소크라테스의 등에 일 수 있다. 일주만 놓고 본다면 이런 관계는 더욱 명확해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무인(戊寅)일주이고, 유승민 의원은 갑신(甲申)일주이다. 무인은 역시 신의와 믿음을 중시하며 역마방의 기운이 드세다. 갑신은 다소 연약하기는 하지만 변화의 흐름을 재빨리 감지하며 변화를 주도하려 한다. 전통적 의리와 가치를 고수하려는 대통령과 변화의 낌새를 기정 사실화 시키려는 유승민 의원간의 기질의 충돌이 여기서도 작용한다. 갑무 천간 충, 인신지지 충, 서로 충하는 관계의 필연은 피할 수 없나 보다.

유승민 의원이 대서양을 건너는 열대어처럼 죽지 않는다면 외부의 자극으로 인하여 더욱 싱싱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갈등의 최대 수혜자는 유승민 의원이다.

외줄타기 김무성 대표의 비단 옷 밤길이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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