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가좌동 '심심풀이 땅콩' 재밌네
진주 가좌동 '심심풀이 땅콩' 재밌네
  • 정희성
  • 승인 2015.07.06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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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
▲ 커피와 음료를 파는 내부 카페.




여대생 2명이 안락한 미니룸에서 두 다리를 쭉 뻗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만화책을 보고 있다. 건너편 담배 연기 없는 당구장에는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경기에 집중한다. 제법 폼을 잡고 공을 노려보는 한 대학생. 하지만 잠시 후 ‘삑’ 소리와 함께 공이 엇 맞자 숨을 죽이고 있던 친구들 사이에서 ‘푸하하하’ 폭소가 터져 나온다.

플레이스테이션방에는 친구로 보이는 두 남성이 메시와 테베즈를 각각 앞세워 서로의 골문을 노리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방으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일명 오래방에서(동전노래방) 친구로 보이는 두 여성이 주거니 받거니 듀엣곡을 열창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남녀노소 누가나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진주시 가좌동에 위치한 ‘심심풀이 땅콩’. 이 곳에서는 1500원만 내면 1시간 동안 노래, 당구, 탁구, 보드게임, PC, 플레이스테이션과 수천 권의 만화책을 즐길 수 있다.

지난 3월 문을 연 ‘심심풀이 땅콩’은 처음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 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요즘에는 하루 평균 500여명의 손님들이 찾고 있다. 다양한 놀이와 24시간 운영되는 장점 때문에 이곳을 찾는 연령층도 다양하다. 인근의 경상대 학생들은 밤낮 없이 이곳을 제집처럼 드나든다. 저녁에는 직장인들이, 주말에는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여가를 보낸다.

‘심심풀이 땅콩’의 인기는 틈새시장을 파고든 김형중 사장(32)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가좌동 상권의 대부분은 술집과 밥집. 대학생들과 경상대 인근 주민들이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길 곳이 부족하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 만화책들이 진열돼 있는 내부 공간.
▲ 플레이스테이션방에서 손님들이 축구게임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위의 만류도 심했다고 한다. 김 사장은 “지인들이 경상대 주변에서는 술집이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많이 말렸다. 하지만 자신있었다. 20살 때부터 친구와 함께 트럭을 사 과일장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한 길만 보고 왔다. 장사에는 잔뼈가 굵었다”고 미소를 띠었다.

그는 서울, 대구 등 대도시를 돌며 벤치마킹을 했다. 노하우를 얻기 위해 무작정 문을 두드렸다. 때론 문전박대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개월간, 전국을 정신없이 누비고 다녔다. 그리고 그간의 고생과 노력이 모여 ‘심심풀이 땅콩’을 탄생시켰다. ‘심심풀이 땅콩’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200여평 규모에 탁구, 오래방, 당구, PC 등 7가지 놀이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편리한 주차를 위해 건물 2층 주차장과 계약을 맺고 이 곳을 이용하는 고객은 무료로 주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기존보다 업그레이드 된 시설은 이용객들의 미소 짓게 한다.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친구들의 놀이공간, 회식 후 뒤풀이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각자의 취미를 즐기면 된다.

김형중 사장의 세심한 배려는 학생들의 발길을 더욱 끌고 있다.

이 곳의 기본요금은 시간 당 1500원, 하지만 5시간을 사용하면 6000원만 받고 있다. 비록 1500원 할인에 불과하지만 여기에는 김형중 사장의 따듯한 속내가 녹아 있다.

경상대 기숙사는 자정이 넘으면 새벽 5시까지 출입이 금지된다. 친구들끼리 거나하게 한잔하다 자칫 시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학생들은 새벽까지 술집을 전전하며 시간을 때우게 된다.

그는 “학생들이 기숙사에 들어갈 시간을 놓치면 마땅히 갈 곳이 없다. 학생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밤새 술을 마시기보다는 이곳에 와서 탁구나 당구를 치며 술을 깨거나 또 한 숨 푹자고 기숙사로 들어가는 학생들이 제법 있다”고 귀뜸했다. 또 120명이 초과하면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더 이상은 손님을 받지 않는다.

 

▲ 두 여학생이 깔끔하고 안락한 미니룸에서 만화책과 TV를 시청하고 있다.
▲ 심심풀이 땅콩 김형중 사장과 가게의 마스코트인 잉글리시 불독 ‘돈이’ 모습. 


‘심심풀이 땅콩’에 가면 또 하나의 색다른 볼거리가 기다리고 있다. ‘불독’ 한 마리가 게임장 곳곳을 누비고 다닌다. 못생겼지만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잉글리시 불독인 ‘돈이’는 김형중 사장이 손님들의 볼거리를 위해 거금을 주고 구입했다.

귀염상을 한 ‘돈이’는 이 곳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았다.

이제 문을 연지 4개월 남짓 됐지만 김형중 사장의 꿈은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는 오는 9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창업박람회에 참가해 ‘심심풀이 땅콩’을 프랜차이즈화 할 계획이다. 또 가게가 자리를 잡으면 어려운 이웃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무료로 놀이공간을 제공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정희성기자 raggi@gnnews.co.kr

 

▲ 보드 게임을 하고 있는 연인 모습.
▲ 미니룸과 만화책이 전열된 내부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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