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사랑의 색깔
[월요단상] 사랑의 색깔
  • 경남일보
  • 승인 2015.05.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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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한 남성이 한 여성을, 한 여성이 한 남성에 대해서 티 하나 없이 맑고 꾸밈이 없는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내가 그를 사랑하고, 그 역시 나를 사랑한다는 걸 알았을 때 은둔의 땅에 내리는 함박눈의 축복인듯 세상은 온통 찬란하면서 경이감으로 바뀌게 된다. 사랑할수록 사랑의 색깔은 진해지고 사랑이 깊을수록 환상적인 향연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게 아름답고 환상에 접어들 듯 무한히 축복해 주고 싶은 기쁨으로 충만해지는 게 사랑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사랑을 해보지 못한 사람이 사랑의 가치를 알 수 없듯, 오직 잘 먹고 잘 사는 것 밖에 모른다면 사랑에 대한 기쁨과 그 개념을 인식할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눈치를 보고 신뢰가 무너진 이해관계의 만남에서 어찌 좋은 만남이 될 수 있으랴. 모름지기 아름다운 사랑에는 영혼과 영혼이 부딪치는 뜨거운 만남, 서로의 존경과 신뢰 속에 깊은 만남이 될 때 보람이 있고 참된 행복이 된다.

그러나 사랑에는 황홀한 기쁨 못지 않게 슬픔도 있다. 사랑의 완성에는 이 세상 모든 걸 받아들인다 해도 기쁠 수밖에 없지만 사랑의 실패는 슬픔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괴로움이 함께한다. 아무리 사랑을 하소연해도 그 사람이 나만을 좋아해 주는 것도 아니며, 아무리 사랑해도 헤어져야만 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물론 미래를 위해서 한동안 갈라서는 거라면 그 그리움이 아픔이 될지라도 앞날을 위한 기쁨이 되겠지만 만약 이별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견딜 수 없는 아픔이 되기도 한다.

늘 같이 있고 싶고, 만나면 언제나 행복하고 또 못 보면 참으로 보고 싶은 그러한 만남이 좋은 만남이고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한다. 계곡의 이끼 같은 삭고 삭인 말로, 오랜 연륜이 쌓인 거목처럼, 사랑과 정이 갈수록 두터운 영속적인 만남을 서로 추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랑에는 시기하고 미워하며 또 좋았다가 싫어지기도 하는 여러 가지의 색깔이 생각에 따라 변하는 대표적인 특수한 감정들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강하면 강한 만큼 질투 또한 강해지는 것은 딴 이성과 사랑하는 걸 알게 되었을 때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과 별다른 느낌도 없이 웃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뿐인데도 질투는 하게 된다. 그만큼 사랑은 독점적 본능에서 나아가기 때문에 사랑에는 서로 용서하고 신뢰하고 참고 견디며 아낄 수 있도록 애를 써야만 한다. 사랑을 가꾸지 않으면 허무하게 끝날 수 있지만, 좋은 감정으로 성실한 마음과 아름다운 사랑을 위해 애를 쓴다면 꽃이 피고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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