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 마음까지 치유하는 의료관광을 위해
[경일시론] 마음까지 치유하는 의료관광을 위해
  • 경남일보
  • 승인 2015.07.1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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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규 (객원논설위원·한국국제대학교 교수)
경상남도가 선도병원을 공모해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나섰다고 한다. 의료관광이 새로운 관광서비스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소식이다. 이번 경상남도의 선도병원 지정은 정부가 외국인 환자유치에 적합한 병원을 알리기 위한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에 나온 한발 앞선 조치라고 여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경상남도는 이번 조치를 경남의 의료관광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기회로 여겨 면밀한 지원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면밀한 대책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는 준비 없이 의료관광을 너무 쉽게 보고 접근한 실패가 준 교훈 때문이다. 모처럼 맞이한 의료관광의 호황은 최근 성형대리시술, 불법 알선 브로커 고용과 바가지요금과 같은 문제를 일으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뒤늦게 정부가 나서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되돌려 놓기 위해 ‘메디컬 코리아’라는 사이트에 믿을 만한 의료기관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안전과 신뢰가 생명인 의료산업이 너무 상혼에만 눈이 멀어 놀아나다가 낭패를 본 셈이다. 그런 차원에서 의료관광은 안전과 신뢰를 넘어서 마음까지도 치유해 준다는 자세로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의료관광은 인간 행복의 근본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본능을 자극하는 관광이다. 이러한 관광은 육체적인 건강을 증진시키면서 마음까지도 치유해줘야 충족된다. 가령 경남을 방문한 외국인 부부를 가상해 보면 남편은 의료시술을 받고 부인은 병원 가까이에 있는 숙소인 메디텔(Meditel)에서 묵으면서 간호한다. 치료를 마친 후에는 함께 한려해상의 아름다운 섬에서 휴양을 즐기고 돌아가는 그런 것을 연상할 수 있다. 그들은 건강 때문에 치료차 방문했지만 마음까지도 편안한 안식을 얻게 된다.

왜 사람들은 굳이 먼 이국에서 치료받고자 할까. 의료관광시책의 핵심은 몸이 아파 찾아오는 환자가 마음 편하게 치료받고 쉬고 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있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은 의료관광이 발생한 원인으로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손쉬운 여행의 시대가 열린 것, 그리고 자기 나라보다 높은 의료기술 수준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료비를 든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수준 높은 의료기술은 의료관광객들에게 매력 있는 요건이다. 다만 의료관광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수한 의료기술이 발휘될 수 있도록 관광시스템과 잘 결합시켜야 한다.

훌륭한 관광은 관광객에게 매력 있는 자원을 잘 연결시켜 주기도 해야 하고, 손님을 손님처럼 모시는 아주 부드럽고 세밀한 서비스를 결합해 탄생한다. 그런 점에서 경상남도는 우선 경남의 지역고유의 치유법, 시술의료 내용과 재활프로그램, 그리고 숙박과 휴양센터와 같은 시설의 서비스 내용과 같은 의료관광 정보를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정보시스템부터 구축해야 한다. 다음은 고객들이 쉽게 의료관광을 마칠 수 있도록 출입국 절차, 공항에서 숙소와 병원까지의 이동, 입원수속, 전문의료 시술절차, 간병시스템 등 의료의 진행과정에서 불편하지 않은 간편한 서비스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무엇보다 의료관광의 마침표는 건강을 회복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게 하는 관광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의료관광은 의료시술의 실력에 비해 낮은 자세로 손님을 반길 줄 아는 관광서비스가 함께 결합된 상품이어야 한다. 의료관광의 진정한 가치는 환자의 가족들이 어려운 수술과정을 겪고 난 다음 편안하게 쉬면서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얻고 돌아가게 하는 데 있다. 마음까지도 치유해줄 수 있는 그런 가치가 담겨야 진정한 의료관광이 아닐까.

 
고원규 (객원논설위원·한국국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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