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과거는 오늘의 삶을 성실하게
[월요단상]과거는 오늘의 삶을 성실하게
  • 경남일보
  • 승인 2015.05.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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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아주 먼 옛날 유년시절이나 아니면 그리 멀지도 않는 지난날의 과거를 순간순간 떠올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이기도 하다. 물론 당할 일 못 당할 일 다 당하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삶에 아름다웠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려 본다는 건 하루치의 긴장과 하루치의 피곤함을 씻어내고 또 삭여낼 수 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좋은 추억을 갖지 못한 이도 있겠지만, 아름다운 추억이 있어도 돌이켜 음미할 수 없다면 현재의 삶이 아무리 눈부시다 해도 좋은 삶이라고는 할 수 없다.

살아간다는 게 더러는 힘들고 더러는 고달플지라도 우리 삶에 윤활유가 되어주는 건 살아온 과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날에 있었던 좋은 추억이든 나쁜 추억이든 그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아름답게 여기면서 가다가 꺼내보고 잘못된 과거는 뉘우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추억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나이가 아무리 많다 해도 과거를 생각할 수 있다면 생각하는 그 깊이만큼 넓이만큼 마음은 젊어지고 또한 그 추억이 동심으로 데려다 주기도 한다.

모름지기 삶이 힘들수록 지난날을 떠올리며, 보잘 것 없는 과거일지라도 추억할 수 있는 습관을 가지자. 잊고 살았던 지난날을 되찾아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아무리 대단하고 아름다운 추억이라 해도 하찮게 여기는 이가 있는 반면 아주 짧은 시간, 짧은 만남 속에서의 일어난 일이었다 해도 그 추억을 몰래 꺼내 참으로 값진 추억이 되도록 다듬어서 간직하며 살아가는 이도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면 남는 건 그리움뿐일지 모르나, 그러나 삶의 과정은 상처를 주고받고 또 치료하고, 다시 상처를 입어면서 삶이 여물어 간다고 봐야 한다. 그러한 과정이 있기에 추억은 아름다우면서도 떠오르는 한 점의 그림에서 깊은 감회에 젖어들어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하기도 한다. 과거를 이따금 생각한다는 건 자신을 추억으로 데려가 주는 반면 지금의 시간으로 돌아와 삶을 윤택하게 한다는 점이다.

살아가다가 아름다운 추억이 물무늬로 밀려와 가슴 설레게 한다면 이는 분명 삶을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 없이 오늘도 또한 내일도 없듯이 과거란 오늘을 있게 한 소중한 자산이기도 하다. 살아온 세월의 빛깔을 느껴보고 오늘의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고자 애를 쓴다면 우리의 인생은 더욱 알차게 익어 가리라. 지금 나이가 많다 해도 그리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과거를 만들어 나가자. 어제인 듯 오늘인 듯 만들어 놓은 추억을 되새기며 오늘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 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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