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디자인이 범죄를 예방한다 <2>
도시 디자인이 범죄를 예방한다 <2>
  • 정희성·김영훈기자
  • 승인 2015.07.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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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발위 기획] 천안시 여성안심 귀갓길

[지발위 기획] <2>천안시 여성안심 귀갓길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 천안역 서부 진입로에 조성된 여성 안심 귀갓길. 정희성기자


충남 천안시가 셉테드(범죄예방디자인)를 통해 안전 도시로 변신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여성 안심귀갓길을 조성하는가 하면 특수형광물질을, 절도 등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마을의 건물외벽과 가스배관에 발라 범죄를 예방하고 있다.


천안역 서부 진입로는 주변에 나이트클럽이 있고 노숙자 등이 밀집한 우범 지역으로, 평소 가로등이 어둡고 방범 카메라(CCTV)도 부족해 여성들이 불안감을 느끼면서 환경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에 천안시 서북구청, 천안서북경찰서, 백석대학교는 지난 2013년 8월부터 여성들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여성 안심귀갓길’을 조성했다.

민·관·학이 손을 맞잡고 머리를 맞댄끝에 이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천안서북경찰서 시민경찰위원회는 포돌이 이미지를 부각 시켜 경찰이 거리를 밝히는 ‘안심 가로등’ 이미지를 연출하는 LED 가로등(친환경 발광다오드)을 만들어 설치했고 백석대학교 벽화봉사단은 진입로 인근 벽면에 산뜻한 벽화를 그려 넣어 주변을 밝고 쾌적한 환경으로 변화시켰다.

 

▲ 천안역 서부 진입로에 조성된 여성 안심 귀갓길의 밤 모습. LED 가로등(친환경 발광다오드)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김영훈기자


서북구청은 주변 황색 가로등을 백색가로등으로 전면 교체했으며 화질이 좋지 않은 40만 화소 함체형 고정식 CCTV를 움직이는 물체를 스스로 인식해 추적하는 200만 화소 최첨단 돔식 지능형 CCTV로 교체하고 고정식 2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또 여성들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누를 수 있는 안심벨까지 설치해 여성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거리로 탈바꿈시켰다.

여성안심귀갓길 인근에 거주하는 A씨(60·여)는 “도로변에 풀도 무성하고 무단 광고물도 덕지덕지 붙어있어 지저분했다. 또 노숙자 등이 거리를 활보해 밤에는 밖에 나가기조차 무서웠는데는 벽화도 그려지고 가로등도 환하게 거리를 밝히고 있어 예전보다 안전해 진 것 같다”고 전했다.

 

▲ 천안시 원성 1동 안심마을에 셉테드를 적용해 공원 등 취약 개소에 112 안심 지능형 CCTV를 설치했다./사진제공=천안동남동경찰서



안전도시를 꿈꾸는 천안의 도전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천안동남경찰서는 2013년 11월, 천안역 서부진입로의 환골탈태가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동남구 원성동 1·2동에도 디자인 옷을 입혔다. 원성 1동은 급속하게 대도시화 된 천안에서도 손꼽히는 구도심 지역으로 청소년들이 공원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는 등 우범지역으로 낙인이 찍힌 곳이다.

이에 경찰은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안심지킴이 집’을 선정하고 안심지킴이 집에 112 안심 벨과 지능형 CCTV를 설치했다.

위급상황 시 112 안심 벨을 누르면 안전지킴이 집으로 피할 수 있다. 지능형 CCTV는 비상벨소리가 나는 방향을 촬영해 천안·아산 통합관제센터로 전송,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112순찰차를 신속하게 출동하게 한다.

원성 1동 한 주민은 “어두운 조명과 청소년들의 흡연으로 이 곳은 혐오공간이었다”며 “112 안심 벨과 지능형 CCTV가 설치되면서 주민들의 공간으로 되돌아 왔다”고 전했다.

또 원성 1동은 올해 5월 안심마을에 협력단체 등과 함께 절도 예상 침입로에 특수형광물질 도포작업도 마무리했다.

원성 1동 안심마을은 취약 주택 밀집지역으로 범죄 발생빈도가 높은 곳이다. 특수형광물질은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고 자외선 검출기 등 특수장비로 구별이 가능하고 물에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특수형광물질이 묻은 옷이나 신발 등은 범죄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

경찰은 특수형광물질 도포작업으로 침입성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서북구청은 천안역 서부 진입로 주변 황색 가로등을 백색가로등으로 전면 교체했으며 화질이 좋지 않은 40만 화소 함체형 고정식 CCTV를 움직이는 물체를 스스로 인식해 추적하는 200만 화소 최첨단 돔식 지능형 CCTV로 교체하고 고정식 2개를 추가로 설치했다. 김영훈기자


재개발이 미뤄져 노후된 주택과 공(空)·폐가가 밀집돼 강·절도, 성폭력 등 강력 범죄 취약지역이었던 동남구 원성 2동도 여성안심구역과 여성안심 귀갓길이 2년 전부터 운영되면서 여성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경찰은 지자체와 협력해, 원룸 건물이 밀집돼 있는 대학가 일대에 벽화, CCTV, 가로등을 설치하는 등 방범시설을 확충해 여성안심구역을 설정했다. 또 여성안심구역을 중심으로 버스정류장, 골목길 등 주요 이동로를 여성안심 귀갓길로 조성, 112순찰 차량, 경찰관 기동대, 자율방범대 등을 집중 투입, 여성이 안심하고 귀가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경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체 예산을 투입, 여성안심구역내 고화질 CCTV 5대도 신규로 설치했다. 한편 천안시와 경찰은 여성안심 귀갓길 등 범죄 예방을 위해 셉테드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희성·김영훈기자

▲ 천안역 서부 진입로에 설치된 비상 신고용 안심 벨, 백석대 벽화봉사단의 벽화그리기 봉사활동 모습(왼쪽부터)./사진제공=충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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