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서부시대 여는 서부청사의 역사적 의미
[특별기고]서부시대 여는 서부청사의 역사적 의미
  • 경남일보
  • 승인 2015.07.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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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구식 (경남도 서부부지사)
7월 3일 서부시대 개막선언 및 서부청사 기공식이 열렸다. 경남 전역에서 시장 군수 등 4000여명이 참석했다. 필자는 초대 서부부지사 자격으로 서부시대 개막선언을 했다.

한달전 쯤 홍준표 지사가 선언문은 역사에 남을 문건이 될테니 부지사가 직접 쓰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선언문을 썼다. 전문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경남 서부시대가 막을 올린다. 90년 전 통곡 속에 떠나보내야 했던 도청이 서부청사의 이름으로 돌아온다. 멈춰 섰던 맥박이 힘차게 뛰기 시작했다. 국토 균형발전에 중대한 전기가 마련되었다.

우리 민족은 수만년을 이 땅에서 살았다. 북으로는 평양이 남으로는 진주가 한반도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선조들께서 몸으로 깨달았고 대대로 전해오다가 마침내 ‘북평양 남진주’ 한마디 속에 녹아들게 됐다. 역사 이래 진주는 나라의 중심이었다. ‘조정인재 반재영남 영남인재 반재진주’ 조정인재의 1/4이 진주사람이라고 감탄했다는 왕의 이야기도 있다.

임진왜란 때 진주대첩이 없었다면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을까. 진주성이 무너졌다면 이순신 함대는 바다로 내몰렸을 것이고 호남의 곡창은 빼앗겼을 것이다.

1896년 8월 도청이 처음 생길 때 진주가 도청소재지가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일제가 없었다면 선조들의 지혜의 말씀처럼 중앙에는 서울이 북에는 평양이 남에는 진주가 중심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었다면 서부경남과 동부전남은 하나로 연결되어 ‘남부수도권’이라는 거대한 공동체로 성장했을 것이다.

1925년 4월 도청이 떠났다.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서부경남은 발전에서 소외되었고 6대 낙후지역으로 전락했다.

90년만에 도청이 돌아온다. 진주가 제 자리를 찾게 된다. 진주의 부활은 진주만의 일이 아니라 국가의 경사인 것이다.

물을 맛있게 마실 때는 그 우물을 판 사람의 고마움을 생각하라 했다. 홍준표 지사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아니었다면 이 일은 출발도 힘들었을 것이다. 진주와 서부경남은 홍준표 지사의 이름을 길이 기억할 것이다.

7. 3 서부청사 기공식은 역사적인 사건이다. 100년에 걸친 근현대사의 아픔을 국가의 근본인 땅으로부터 치유하기 시작하는 날이다. 북평양 남진주로 균형잡힌 아름다운 통일조국의 앞날을 그려본다. 감격스럽고 또 감격스러운 일이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위대한 서부시대 개막을 선언한다.”

한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행사 전 원고를 읽어본 홍 지사가 자신을 거론한 대목은 통째로 빼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부분을 빼면 온전한 선언문이 안되겠다는 판단에서 못들은 척 그대로 갔다.

아무리 사소한 것을 놓고도 이판사판 사생결단이 일상화된 우리의 지역대결 상황에서 도청을 그것도 1/3이나 옮기는 거대한 사업이 말 나온지 2년반만에 지금처럼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거의 기적이다. 여기에는 홍 지사 역할이 결정적이다. 서부경남 출신도 아니고 이로움은 적고 해로움이 큰 일을 온갖 난관을 돌파하며 실행하는 것을 보면서 도민들 사이에 ‘이 일은 이해득실의 문제가 아니라 시시비비의 문제구나’하는 인식이 확산된 것 아닌가 싶다.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고마워할 일이 생기지 않는 법이다.


최구식 (경남도 서부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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