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성낙주 교수의 식품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8.0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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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기침에 유익한 살구
예부터 살구는 피부에 좋다 하여 양귀비가 피부미용에 자주 사용 하였다는 기록이 있는데, 현대 과학에서도 피부미용에 좋다는 것이 증명되어 주근깨나 기미 등을 없애는 데 사용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세계 최고의 장수마을인 히말라야의 훈자마을에서는 노인의 장수식품으로 살구가 애용되고 있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수분이 91.4%인 살구의 단백질은 1.0%, 지방 0.2%, 당질 6.0%, 섬유소 0.8%, 회분 0.6%, 칼슘 9mg%, 인 23mg%, 철 0.9mg%, 나트륨 3mg%, 비타민으로는 총 비타민 A 2,200 IU, 비타민 B1 0.02mg%, 비타민 B2 0.04mg%, 비타민 C 9mg%이다. 살구는 열매의 약 90%가 과육이고 주성분은 당질로서 주로 포도당, 과당, 설탕으로 구성되어있다. 무기질의 함량은 적은 편인데, 다만 칼륨의 함량이 210mg%로 꽤 많은 편이다. 비타민으로는 비타민의 전구물질인 베타카로틴(β-carotene)의 함량은 많으나 비타민 C의 함량은 적은 편이다. 살구의 주황색을 내는 색소는 베타카로틴과 라이코펜이라는 색소 때문인데, 주로 베타카로틴에 의한다. 살구의 맛은 감미, 산미 및 특유한 방향을 갖는데, 단맛은 포도당 등의 당류이고, 신맛은 구연산 등의 유기산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 함량은 2% 전후이고 주된 유기산은 사과산, 구연산 등이다.

살구나무의 과실은 행자(杏子)라 하며, 약리작용은 아미그달린(amygdalin)이라는 유독성분이 체내에서 서서히 분해되어 미량의 청산을 생성하여 호흡운동을 안정시켜 진해, 거담 작용을 한다. 그러나 살구씨 중에는 이 성분이 많아 대량 복용할 경우 분해된 다량의 청산에 의해 마비 증상이 나타나고, 이어서 체내 효소 활동을 억제하고 신진대사를 방해하므로 질식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그리고 탁린(tacrine)이라는 물질은 알츠하이머(Alzheimer‘s) 질병의 치료약으로 개발될 정도로 효능이 좋아 살구는 치매에도 유익한 과실이다.

최근에 연구된 바에 의하면 살구는 항산화 활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항암 활성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인간 유래 위암세포에서는 58.0%의 억제 효과에 불과하나 다른 암세포에서는 72.8% 이상의 높은 억제 효과를 보였다. 민간요법에서 살구를 약용으로 사용할 때는 주로 건조시킨 살구를 이용하는데, 그 이유는 살구를 건조시키면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에 기능성 물질이 진하게 농축되기 때문이다. 건조시킨 살구에는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이 생과일에 비해 약 3.5배나 많아 야맹증을 예방하고, 심장병, 노화지연, 항암작용, 혈관 강화 등의 효능을 나타낸다. 그리고 건조된 살구에는 여러 종류의 유기산이 농축되어 있어 입에 물고 있으면 침샘을 자극하여 침의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입안이 건조한 사람에게 좋고, 더운 여름에 등산과 같은 심한 운동 후 갈증을 해소하는 데에는 최고의 식품이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살구의 과육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시고, 효능으로는 천식, 기침, 호흡곤란에 좋고 장운동을 촉진해 변비에 도움을 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향약대사전(鄕藥大事典)」에서 살구는 과육, 씨, 나무, 꽃, 뿌리 등을 구분하여 약재로 사용한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약재로 가장 많이 애용된 행인(杏仁)은 과육과 핵의 각을 제거하고 살구 씨(종인, 種仁)만 취하여 햇볕에 말려 만든 것으로 천식, 기침, 호흡곤란 등에 처방하거나, 장운동을 촉진해 변통을 좋게 할 때 사용하며, 살구나무의 뿌리는 행수근(杏樹根)이라 하며 살구 씨를 많이 먹고 의식이 불명하고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행수근을 잘게 부수어 30~60g을 달여서 복용하면 해독되며, 살구나무 껍질인 행수피(杏樹皮)도 같은 용도로 쓰인다. 살구나무의 가지인 수지(樹枝)는 타박상이나 내출혈(內出血)의 치료에 좋고, 살구 나뭇잎인 행엽(杏葉)에는 루틴(rutin), 질산염 및 환원효소 등이 함유되어 있어 안질, 수종, 악창 등에 유효하며, 특히 갑자기 몸 전체에 종창이 났을 때 잎을 썰어서 삶아 뜨거울 때 환부에 붙이고, 액을 짜서 복용하면 효험을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 살구는 성질이 뜨겁고 신맛이 강해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좋지 않으며, 돼지고기와는 궁합이 맞지 않아 복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체질적으로는 태음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과일이다. /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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