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태풍으로부터 산지재해 막아내야
[경일포럼] 태풍으로부터 산지재해 막아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5.08.0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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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태풍은 이즈음 우리나라에 상륙하길 좋아한다. 특히나 남부지방은 태풍의 먹잇감으로 적당한 곳이다. 지형적으로 일본이 막아주고 있어 태풍 피해는 적지만 늘 안심할 수는 없다. 매년 이맘때면 겪는 자연재해가 태풍이고 보면 태풍이란 친구는 친할 만도 하지만 도저히 친할 수가 없는 친구다. 물론 멀리 떨어져서 지나가면 가뭄에 단비와 맑은 공기를 주고 시원함까지 덤으로 그보다 좋은 일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까이 올수록 멀어지게 되니 태풍은 가까이 하기엔 껄끄러운 존재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호우의 기록을 보면 늘 태풍이 많은 집중호우를 몰고 왔다. 그로 인해 농경지가 침수되고, 바람에 떨어지고 부서지고 찢겨지는 것들이 속출하고 재산뿐만 아니라 인명까지 손상을 입힌다. 그 중에 위험이 큰 곳이 산지다. 특히 도시와 연접한 산지는 집중호우에 연약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개발로 깎아내고 단절시키고 파헤쳐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02년에는 1차 태풍 ‘라마순’, 2차 집중호우, 3차 태풍 ‘루사’로 인한 산지재해는 산사태 2,700ha, 야계사방 100km, 사방댐 44개소, 임도 622km의 피해가 발생했는데, 대부분은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였다. 이 가운데 산사태는 1990년부터 2001년까지 10년간의 산사태 발생면적 2,955ha와 거의 비슷한 규모였다. 또한 2004년 태풍 ‘메기’의 피해는 산사태 116ha, 임도 54km, 야계사방 6.1km, 휴양시설 및 산촌시설 4개소, 표고자목 7만6000본 등 피해액은 220억 원에 달했다. 단순히 산지재해만을 따졌을 때에도 이 정도라면 홍수 등 하천 범람, 기타 도시에서의 피해 등을 합쳤을 때는 실로 엄청난 피해가 아닐 수 없다.

인명 손실이 가장 큰 산지재해는 대체로 산사태에 의한 피해라고 볼 수 있다. 태풍에 의한 인명피해도 산사태가 주된 원인이었다. 즉, 우리나라는 최근 10년 동안 산사태로 매년 22명의 인명과 737억 원의 재산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 때의 피해를 합치면 4000여 ha의 산사태가 발생하였다.

산림 당국에서 산사태 예보 및 경보를 발령토록 권장하고 있지만 일선 지자체뿐만 아니라 주민 스스로도 이러한 사태를 파악해 인근 산지에서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당국에서 알아서 신경 쓰겠지 하는 안일한 자세로는 피해가 발생한 후에 후회해 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한 전국 산사태 발생 위험지도를 근거로 할 때 서부경남지역은 산사태 위험 1등급지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강원도, 경기도, 경상북도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산사태 등 산지재해는 집중호우 시 돌발적으로 발생하며, 붕괴발생 후 빠르게 운동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사전에 예측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그러나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이러한 산지재해는 사전 예방이 가능하다. 이맘 때 가옥 인근 산지 비탈면의 절개나 무분별한 개발을 자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태풍이나 집중호우 등의 경로 등을 수시로 점검 대비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태풍이 몰려오고 있다. 그래서 더욱 더 당국이나 주민 모두 피해예방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박재현 (국립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시인) 경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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