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시인’ 박남준, 30주년 맞아 신작 시집
‘지리산 시인’ 박남준, 30주년 맞아 신작 시집
  • 곽동민
  • 승인 2015.08.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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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지역 소출판사 '펄북스' 통해 '중독자' 출간
‘지리산 시인’ 박남준 시인이 등단 30주년을 맞아 신간 시집 ‘중독자’를 출간했다.

‘중독자’는 시인의 일곱번재 시집이자 시력 30년의 결산이다. 이번 시집에는 오직 시 하나만 붙들고 살아온 시인의 연륜이 그대로 녹아있다. 30년 시만 생각하며 살아온 이의 섬세한 서정은 변합없이 여유롭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 완숙하고 깊어졌다.

“어딘가 아주 멀리 두고 온 정신머리가 있을 것인데/ 그래 바람이 왔구나 처마 끝 풍경소리/ 이쯤 되면 나는 관음으로 고요해져야 하는데/ 귀 뚫어라 귀뚜라미 뜰 앞에 개울물 소리/ 가만있자 마음은 어디까지 흘러갔나”(마루에 앉아 하루를 관음하네 中)

시인이 말하는 ‘중독’의 의미는 보통 생각하는 나쁜 의미가 아니다. 자연과 자연을 이루는 공간들이 만들어 내는 흡인력에 몸을 내맡기고, 그 속에 순응하며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 자신의 자연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 시집은 특히 진주에 있는 한 작은 출판사(펄북스, 대표 여태훈)에서 간행돼 더욱 뜻 깊다. 여태훈 대표는 서점인 ‘진주문고’를 운영해 오다 인문학 서적을 출판 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출판사 ‘펄북스’를 꾸렸다.

시인은 여태훈 대표와의 일화를 시인의 말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서점, 진주문고에 들렀는데 이 참혹한 시대에 지역에서 인문학 출판사를 하겠다는 청맹과니 같은 소리를 서점 주인에게 들었다. 그리고 그 사연을 듣는 순간 화끈거렸다. 내내 낯이 뜨거웠다. 가방에 시집을 준비하기 위해 퇴고를 하고 있는 원고 뭉치가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의 몫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시집을 내는 이들에게 왜 지역에 있는 출판사에서 책을 냈느냐고 책망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내가 가장 불쾌하고 싫어한다는 무리, 말과 삶이 다른 족속 따위가 바로 나였던 것이다”

이후 시인은 스스로 스스로 서울 중심의 문학 출판시장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지역의 작가가 되고자 마음먹고 출판을 의뢰하게 됐다. 무더운 여름, 지역의 시인이 짓고, 지역 출판사가 만든 시집 한 편 읽어볼 좋은 시기다.

펄북스, 135쪽, 9000원.


곽동민기자 dmkwak@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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