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지역캐릭터가 지역경제 살린다
잘 만든 지역캐릭터가 지역경제 살린다
  • 정만석·강진성·김귀현기자
  • 승인 2015.07.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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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日구마모토현 영업부장 ‘쿠마몬’
별 볼일 없던 지자체, 전국 스타 지자체가 되다
 
▲ 쿠마몬


◇공무원 쿠마몬의 탄생=일본 도쿄(東京)에서 1200㎞, 자동차로 5시간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 구마모토(熊本)는 규슈섬에 위치한 작은 현(우리나라의 도에 해당)이다. 구마모토현은 2010년까지 보잘 것 없던 지자체 중 하나였다. 인지도는 전국 47개 지자체 중 32위로 하위권에 속했다. 비주류 였던 구마모토를 일약 전국구로 만든 것은 다름아닌 지역캐릭터다. 놀란 눈에 빨간 홍조를 띈 검은곰 ‘쿠마몬’. 구마모토현은 쿠마몬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 18위(일본 브랜드종합연구소의 조사 결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 2011년 구마모토현은 규슈지역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홍보 로고를 의뢰했다. 로고를 의뢰받은 디자이너는 로고 대신 곰 캐릭터의 사용을 제안했다. 지자체 명에 ‘쿠마(熊·곰)’이 들어가는 것에 착안해 지역 방언인 ‘몬(사람)’을 붙인 캐릭터였다. 캐릭터 홍보 효과를 반신반의하던 구마모토현지사(우리나라의 도지사 해당)는 디자이너의 제안을 과감히 수용했다.

쿠마몬 캠페인 효과는 폭발적이었다. 규슈신칸센의 중간 경유지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구마모토현은 쿠마몬을 통해 고속철도 시종착역을 구마모토로 바꾸는데 성공한다. 그 결과 전년 대비 관광객이 2배로 늘었다. 이에 구마모토현은 쿠마몬을 구마모토현의 상징으로 채택하고 정식 공무원으로 채용하기에 이른다.

쿠마몬은 현재 영업부장 직책을 맡고 현 홍보의 최전선에 서있다. 쿠마몬은 ‘유루캬라 그랑프리’, ‘라이센싱 오브 더 이어(Licesing of the Year)’ 등에서 수상하는 등 일본 전역에서 사랑받고 있다.


 

▲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 위치한 쿠마몬스퀘어는 다양한 쿠마몬 상품과 쿠마몬 홍보물을 만날 수 있다. 시민들이 스퀘어를 찾아 관련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강진성기자



◇지자체 캐릭터의 힘=구마모토현은 초기 쿠마몬을 곳곳에 노출시키고 명함 1만부를 배포하는 등 쿠마몬 알리기에 나섰다. 쿠마몬을 대동하고 일본 각지의 유명 식품 브랜드 회사를 찾아 구마모토의 특산물 신상품을 제안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로 쿠마몬 얼굴이 인쇄된 상품이 팔려나갔다. 쿠마몬은 꾸준히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아동들을 찾는 등 매일 일본 전역에서 바쁘게 뛰고 있다. 쿠마몬 공식 홈페이지에는 ‘쿠마몬 스케줄’이 공지될 정도다.

이에 구마모토현은 스토리텔링을 통한 캠페인으로 힘을 실었다. 지난 2013년 구마모토현은 쿠마몬의 잃어버린 홍조를 찾는다는 동영상을 배포했다. 전국에서 쿠마몬의 뺨과 관련된 제보 수천 건이 쏟아졌다. 사흘 뒤 현은 쿠마몬의 두 뺨을 찾았다는 영상을 다시 배포하는데, 구마모토현이 딸기 등 붉은 채소·과일 농산지라는 점을 홍보하는 영상이었다. 쿠마모토현의 밭이나 농장에서 현의 특산물을 통해 홍조를 찾았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사라진 쿠마몬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민들의 힘으로 ‘사라진 쿠마몬 찾기’ 캠페인이 벌어졌는데, 이는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이와 같은 캠페인을 통해 쿠마몬은 단순한 지역 캐릭터 이상의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 위치한 쿠마몬스퀘어는 다양한 쿠마몬 상품과 쿠마몬 홍보물, 이벤트를 접할 수 있다. 다른 쿠마몬 판매점과 달리 이곳은 일본에서 만든 독점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또 구마모토현의 장인이 만든 쿠마몬 상품을 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강진성기자

 

◇‘억’ 소리나는 쿠마몬 효과=인기에 힘입어 현청 내 매점, 구마모토 역, 백화점 등 쿠마몬 관련 상품점이 곳곳에 개설됐다. 구마모토현 특산물 센터에서도 쿠마몬 활용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상품 종류는 DVD부터 식기, 부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활용품에 적용, 1만 5000여개에 달한다.

쿠마몬이 부착된 상품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다. 특히 지역 특산물의 홍보 효과가 적중했다. 구마모토현에 따르면 2011년 캐릭터 사용허가 건수는 782개사 3682건이었으며 쿠마몬 캐릭터 상품 매출은 허가 건수와 함께 매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2년 293억엔(식품 관련상품 250억엔, 캐릭터상품 26억엔)으로 전년에 비해 11배 이상 증가했으며, 2013년 매출액은 449억 4500만엔에 달했다. 2013년 일본은행 구마모토지점은 구마몬 캐릭터 이용 상품의 매상 및 관광객 증가에 따른 구마모토현 내 경제파급효과를 1244억 엔, 단일 홍보효과는 90억 엔으로 추산했다.


 

▲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 위치한 쿠마몬스퀘어 입구. 쿠마몬스퀘어는 다양한 쿠마몬 상품과 홍보물, 이벤트를 접할 수 있다. 구마모토현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곳은 다른 쿠마몬 판매점과 달리 일본에서 만든 독점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또 구마모토현의 장인이 만든 쿠마몬 상품을 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강진성기자


◇쿠마몬 성공비결은=일본에서는 유루캬라 열풍이 한창이다. 유루캬라는 느긋함과 캐릭터의 합성어로, 지자체 캐릭터를 통칭한다. 일본내에 쿠마몬과 같은 유루캬라는 4000여 개에 이른다. 하지만 쿠마몬의 성공은 일본 내에서도 특별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쿠마몬의 성공 요인에 대해 캐릭터의 중립성, 형태 및 색채의 단순성, 자유로운 움직임을 꼽았다. 이를 이용해 일본 내에서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패키지 여행상품과 호텔 예약상품을 판매하는 한편, 캐릭터가 노출될 수 있도록 매일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매년 3월에 열리는 ‘쿠마몬 탄생일 축제’ 역시 이에 해당한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진행하는 등 해외 상품 판매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마모토현은 캐릭터 라이센스 판권을 자유화해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도록 했다. 대신 쿠마몬 브랜드 가치 상승, 구마모토현과의 관련성, 상품의 지속 및 발전가능성을 두고 상품화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이같은 정책 추진은 구마모토현지사를 비롯한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의지에서 나왔다.

캐릭터 도입 초기 쿠마몬을 각종 행사에 노출시켰다. 현민 체조열풍을 가져온 ‘쿠마몬 체조’ 역시 공무원 아이디어다. 지난 2014년 7월 가바시마이쿠오(蒲島 郁夫) 구마모토현지사는 충청남도 국제교류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도로와 다리 건설보다 쿠마몬을 이용한 ‘소프트 행정’에 열정을 쏟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만석·강진성·김귀현기자

※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 위치한 쿠마몬스퀘어의 쿠마몬사무실. 쿠마몬은 구마모토현 영업부장이라는 직함으로 공무원활동을 하고 있다. 홈페이지와 사무실에는 쿠마몬의 스케쥴을 공개하고 있으며 특별한 일정이 없을때는 사무실있는 쿠마몬을 만날 수 있다. 취재진이 방문했을때는 쿠마몬이 방송출연 스케쥴로 인해 아쉽게도 만날 수 없었다. 강진성기자

특별한 홍보관 ‘쿠마몬스퀘어’
유동인구 많은 곳에 설치
독점상품 판매·홍보 역할
주말엔 쿠마몬 공연 열려

구마모토현은 쿠마몬 캐릭터 상품의 판매 수익 증가에 따라 새로운 판매 방안을 개척했다. 지난 2013년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츠루야백화점에 ‘쿠마몬 스퀘어’를 열었다. 
쿠마몬스퀘어는 일종의 쿠마몬 홍보관이지만 우리나라의 여타 홍보관과는 운영방식이 다르다. 
쿠마몬스퀘어는 구마모토시의 중심상권에 자리잡아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또 일본에서 직접 만든 독점 상품만 취급했다.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함으로써 희소성을 높였다. 
특히 이곳은 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쿠마몬과 방문객이 교감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한켠에는 작은 무대를 만들어 쿠마몬이 매주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또 스퀘어 내에는 쿠마몬 집무실이 있다. 쿠마몬은 외부 일정이 없을 경우 집무실에 앉아 방문객을 맞는다. 주말에는 어린이들이 가고 싶은 장소로 꼽히고 있다.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덕에 쿠마몬스퀘어는 1일 약 1500명이 방문하고 있다.
아소시나(阿蘇品·33) 구마모토현청 관광경제교통국 구마모토브랜드추진과 주사는 “일반 업체에서 생산하는 상품부터 장인이 만든 수공예품까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다양한 상품의 품질을 관리하기 위해 운영은 현에서 직접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쿠마몬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로 사람들이 찾아 오고 싶은 장소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에 위치한 쿠마몬스퀘어는 다양한 쿠마몬 상품과 쿠마몬 홍보물, 이벤트를 접할 수 있다. 다른 쿠마몬 판매점과 달리 이곳은 일본에서 만든 독점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또 구마모토현의 장인이 만든 쿠마몬 상품을 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강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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