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파충류 두뇌(R-콤플레스)
[이준의 역학이야기] 파충류 두뇌(R-콤플레스)
  • 경남일보
  • 승인 2015.08.0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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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양심에 가책을 느껴 어른으로 시작하여 젊은이까지 하나씩 하나씩 나가고(요8:7-9)…’난 항상 이 대목이 궁금했다. 왜 그 잘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음행 중인 여자만 잡아오고 같이 했던 남자는 잡아오지 않았는지. 의당 팽배하였을 마초문화(machismo) 때문인가. 하지만 그래도 그때 그 사람들에게는 일말의 양심은 있었던지 아무도 돌을 던지지 않았고 하나씩 둘씩 모두 물러갔다. 요즘 같았으면 자기의 맑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가차 없이 잔혹하게 돌팔매질을 해댔으리라.

이런 상징이 있다. 플라톤의 국가론에 ‘가이지스의 반지’가 있다. 순수하게 보이던 목동이 거인의 황금반지를 끼고 투명인간이 되자마자 하는 짓이 왕을 죽이고 왕비를 강간한 후 스스로 왕이 된다는 내용이다. 또 폴 버호벤 감독의 ‘할로우 맨(투명 인간)’에서 천재과학자 ‘카인’은 자기가 개발한 약품으로 투명인간이 되자마자 제일 먼저 하는 짓이 옆집 여성을 강간하고 갖은 악행을 저지르며 나아가 동료들을 몰살하려했다는 영화이다.

이처럼 사람이란 주변의 눈 때문에 도적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지, 들키지 않는다 싶으면 한없이 악하고 추해지는 존재임을 폭로하는 내용들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너나없이 왜 이렇게 잔인하고 악랄하고 음란하고 거짓투성이인가?

두뇌심리학자들은 이를 ‘파충류 두뇌부위(R-콤플렉스)’ 탓이라고 말한다. 이들의 관점대로라면 전지전능하고 완전무결한 신을 지향하는 인간이 뱀의 유혹에 넘어가 낙원에서 추방되어 출산의 고통과 생계의 고통을 져야하였기에, 뱀만 보면 본능적으로 몸이 움찔하며 반사적으로 돌을 들어 뱀의 대가리를 내리치게 된다는 창세기의 이야기는 사실 인간의 이율배반적 두뇌구조를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린 마굴리스가 ‘공생자 행성’에서 여러 근거를 제시하듯, 인간의 몸이란 태초부터 수억 만 마리의 다양한 세균(몸 세포)들이 제각기 생존하기 위하여 공생(共生)의 방식을 택하여 하나의 개체가 되었지만, 여전히 한 몸 안에서 각각의 기능과 특질을 행하고 있는 연속된 세포덩어리라는 것이다. 이들 세포 중 자기생존을 위하여 반사적으로 주변개체를 죽이고, 어느 무엇으로부터도 간섭을 받지 않는 절대 강자가 되려하며, 종족보존을 위하여 시도 때도 없이 양성결합을 하려는 뇌 세포가 있는데, 파충류에는 이 뇌세포만 있기에 이를 ‘파충류 두뇌’라 한다는 것이다. 교활하게도 이 세포는 인간의 두뇌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가장 안전한 보호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세포 바깥에 따스한 배려, 거룩한 삶, 기억과 판단, 헌신과 회생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 좌우 측두엽, 후두엽 등의 두뇌 세포가 둘러싸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래서는 안 되는 데 생각하면서도 성기는 꿈틀거린다.

이 바깥 부위가 완전무결함을 지향하는 신의 영역, 초자아라면, 파충류 두뇌부위는 생존에 집착하는 뱀의 영역, 이드와 리비도이다.

뱀의 대가리를 쳐 죽여 신의 모습을 닮아 가야 하듯, 동양의 대인, 성인군자, 깨달은 이들은 전력을 다하여 이런 마음을 다스리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아가는데 추호의 방심도 없었다.

신축년 임진월 갑술일이며 생시는 불명이다. 천을귀인. 월덕귀인, 천덕귀인, 금여록, 재고귀인 등 나쁜 살들은 전혀 보이지 않고 몽땅 좋은 귀인들만 들어있다. 외국유학의 좋은 학벌에, 공무원, 청와대 근무, 국회의원 등 대한민국남자라면 부러워 할 만 한 것들은 모두 해봤다. 그런데 왜, 금년 을미년에? 팔자, 대운, 세운지지가 모두 고장지, 재성, 갑목 화개이다. 돈과 여인이 쫘악 깔린 것이 눈에 선하다. 올해 들어 비단 이 여인뿐만 아닐 것임 또한 명약관화하다. 묘하게도 사건은 계미월 경인일에 일어났다. 축술미 삼형. 갑경충.

심학봉. 피할 수 없었나.
 
이준의 역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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