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와 FTA 대응
지역특화와 FTA 대응
  • 경남일보
  • 승인 2015.08.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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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대 (경남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이상대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와 FTA를 체결해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다. 매분기 흑자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불황형 흑자로 인해 걱정이 많다. 우루과이와의 첫 FTA에서는 대규모 집회와 강성 대처로 엄청난 피해를 예고했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응으로 어느 정도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다. 이에 더하여 쌀 관세화 추진으로 쌀의 자급마저도 위기상황으로 몰리다 보니 농가들이 느끼는 정도는 농업을 포기하고픈 심정까지 드는 게 현실이다. 또한 중국과의 FTA는 농업분야에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되지만 농업인들이 느끼기에는 뭐가 뭔지 참으로 혼란스러운 실정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대응전략은 지역적으로 특화된 농산물에 특화지수를 높이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다.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시의 멜론을 예로 들면, 유바리시는 일본 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가장 먼저 시 자체의 예산으로 부채를 해결하지 못해 부도가 나 직원의 30%가 구조조정되고 월급도 30%정도 감축한 도시였다. 그 과정 중에 유바리 농민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가장 적합한 작물이 멜론임을 찾아냈고, 이를 특화시키기 시작했다. 지역농협에서 농가에 위탁 생산한 종자는 한톨도 외부로 유출시키지 않았고, 생산된 멜론은 철저한 품질관리와 유통 일원화로 일본 내에서도 최고의 명성을 가지는 ‘유바리킹’ 멜론을 탄생시켰다. 유바리 농민들이 장기불황과 부도사태에도 살아남는 길은 지역특화를 통한 멜론이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도 지역적으로 특화된 작물을 적극 발굴해 집중적으로 지원하면 어떤 나라와의 FTA도 넘어설 수 있다. 중앙 정부에서도 나눠먹기씩 지원은 지양해야 되는 정책이다. 농가에서도 이제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로 농사짓는 방법을 피해야 한다. 적정이윤이 보장되는 가격에서 농산물이 생산 판매돼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필요가 있다. 지금도 주산지에서는 농가에서 생산한 양파, 마늘 등의 농산물이 계약된 물량을 내놓지 않아 정부에서는 긴급 수입으로 해결하는 업무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유통이 정착되려면 신뢰구축이 최우선이다. 안정적인 생산과 소비흐름에 맞춰 가격도 지지되고 서민경제도 안정을 이루는 농업이 지속되도록 지역특화 농산물의 비중을 높여야 FTA 파고를 넘을 수 있다.
이상대 (경남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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