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많은 국민이 싫어하는 것
[기고] 많은 국민이 싫어하는 것
  • 경남일보
  • 승인 2015.08.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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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식 (수필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모여 의원수를 늘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 전부터 TV나 신문을 통해 떠돌아다닌다. 이러다 덜컥 결정되면 어찌할까봐 겁부터 난다. 그들은 법을 만드는 사람이고 자기들을 위한 것이면 국민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사천리로 만들어 통과시켜 버리기에 더 그렇다. 이 좁은 땅에서 줄여도 시원찮을 의원수를 몇백억 예산까지 추가로 들여 오히려 늘린다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들에게 왜 늘려야 하느냐고 물어보면 틀림없이 이 모든 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국회의원이기에 앞서 국민의 한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가를. 그들의 생각이 올바름을 인정받으려면 먼저 국민의 한 사람인 나부터 설득시켜야 할 것이다. 누군가는 “다수의 국민을 설득하는 힘과 나 한 사람을 설득하는 힘은 본질에서 같은 것”이라고 했다. 요즘 정치인이나 관료들은 국민의 말을 귀를 틀어막고 정말 들을 줄 모른다.

공자는 인을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가르쳐 준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말라”고 했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덧붙여 설령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남이 싫어하는 일이라면 시켜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않는 이 한 가지만 평생 지킬 수 있어도 사람이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어떤 것도 넘어설 수 있다. 내가 싫어하는 일은 남에게 시켜서도 안 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남이 싫어하면 시켜서는 안 된다. 서민이라도 이런 삶의 기본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게 될 것이고 남들에게 존경받을 것이다. 하물며 많은 사람의 시선을 받는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가 그러하다면, 역사에 기록될지도 모를 일이다.

제발 부탁하건대, 우리 국회의원들도 국민의 소리에 낮은 자세로 귀 기울여 국민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들은 좋을지 몰라도 국민이 싫어한다면 자신들의 힘과 권력을 만들어준 국민의 마음이 우선 아닌가. 그리고 국민이 정말 좋아한다면 자기는 싫어도 국민을 위해서라면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진정한 공복(公僕)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싶다면 많은 국민이 싫어한다면 하지 않는 그런 모습 아닌가. 
이홍식 (수필가)
 
이홍식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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