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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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5.08.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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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장)
이창섭
생전에 아버지께서는 산청군에 있는 ‘삼장면 막걸리’를 좋아하셨습니다.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좋은 물로 술을 빚어서 맛이 좋다고 하셨지요. 대나무 관련 사업을 하신 아버지는 산청군 시천면에 있는 대나무 밭에 가시면 자주 삼장 막걸리 여러 말을 사오셔서 일하시는 분들과 또 주위 여러분들과 나누어 드셨습니다. 어려서부터 지리산 대원사와 삼장면 이야기를 자주 들어온 저는 거기 대원사에 서유기 ‘삼장법사’가 사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아직까지 삼장면 막걸리 맛은 못보았습니다.

산청이 위치하고 있는 백두대간의 지리산은 사람들에게 아주 이로운 산입니다. 지리산에서 녹차를 재배하는 분들, 또 펜션을 운영하는 분들을 포함해 지리산 덕분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또 1년에 단 1번일지라도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며 제대로 된 힐링을 하는 분들도 아주 많습니다. 12년 전에 저도 성삼재에서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장터목에서 바라본 지리산의 하늘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진주에 내려오니 이 곳에 사는 분들은 지리산과 남해바다에 대해 특히 자부심이 아주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가더군요.

원래 두류산이란 이름이 있었던 지리산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면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더군요. 이름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지리산 주변에 있는 마을이나 계곡들의 이름 중에 재미난 것이 아주 많습니다. 그 이름만 들으면 옛날 옛적으로 되돌아간 거 같습니다. 산청군 덕산마을 앞을 흐르는 덕천강 물줄기는 화살처럼 물살이 빠르다 해서 ‘시천’, 골짜기에 곡물 피 재배를 많이 해서 ‘피아골’, 진짜로 뱀이 죽었던 계곡이라서 ‘뱀사골’, 또 백무동이 있는 ‘마천’은 말이 달리는 것과 같은 천이라고 하네요.

최근에 고향 고등학교 친구들과 지리산 백무동 계곡을 다녀왔습니다. ‘백무동’은 신라 화랑이었던 한신과 같은 여러 무장들이 많았던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다 하더군요. 진주에 사는 저를 위해 친구들이 이곳으로 장소를 정해주기도 했거니와 오랜만에 지리산 향수에 젖어도 볼까 해서 가보았는데 아주 좋았습니다.

저희 회사 본사가 진주로 내려간다니 진주가 고향인 서울에 있는 모 언론사 국장께서 새벽녘 대원사 가는 길이 안개가 자욱한 게 고요하고 좋으니 꼭 가보라고 하더군요. 아쉽게도 이번에는 못갔지만 지리산이 가까이 있어 조만간 기회가 생기겠지요. 이런저런 설렘을 안고 사는 요즘, 저는 진주 사람이 다 되었나 봅니다.
이창섭 (중소기업진흥공단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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