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외
[신간]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외
  • 연합뉴스
  • 승인 2015.08.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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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 일본 속의 한국 문화를 찾아 왜곡된 것을 밝히는 일을 해온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이 잘못된 이름으로 불리는 우리 풀꽃 속의 일제 잔재를 드러낸다.

우리 고유 풀꽃으로 알려진 큰개불알꽃, 며느리밑씻개, 도둑놈의갈고리, 좀개강냉이는 이름이 다소 저속하다. 그런데 이 이름들은 일본 명칭을 번역한 것이고 심지어 번역조차 틀린 것이 많다.

저자에 따르면 며느리밑씻개는 일본어 ‘마마코노시리누구이’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마마코노시리누구이는 ‘의붓자식의 밑씻개’라는 뜻으로,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의붓자식’이 ‘며느리’로 바뀌었다. 두 뜻이 왜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가시가 촘촘히 난 풀로 밑을 닦는다는 것 자체가 그리 유쾌하지 않은 발상이다.

개나리, 개암나무, 개벚나무 등은 원래 이름 앞에 붙었던 ‘조선’이 ‘개’로 변형된 사례다. 저자가 ‘조선식물향명집’에 기록된 식물을 모두 조사한 결과 99종의 식물 이름에서 ‘조선’이 사라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만든 ‘한반도 고유종 총람’에 따르면 한반도에서만 자라는 고유 식물은 모두 527종인데, 이 가운데 일본 학자 이름으로 학명이 등록된 식물은 62%인 327종에 달한다.

저자는 “관계 기관이 유기적으로 일제 잔재가 있는 풀꽃 이름을 대대적으로 정리했으면 한다”며 “식물 이름을 모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일제의 흔적이 강하게 남은 것들에 대해서는 유래라도 밝혀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물과사상사. 252쪽. 1만4천원.

 
▲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 이름을 훔친 소년 = 소설가 이꽃님이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을 소재로 쓴 청소년 소설.

청계천 거지 움막에 사는 용이는 여관 일을 도와주며 생계를 유지한다. 먹고살려고 남의 것을 훔치고, 거짓말을 하는 데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용이가 어느 날 경성역 앞에서 한 ‘모던보이’의 가방을 훔쳤다. 그런데 가방에서는 창씨개명을 반대하는 종이 뭉치와 총이 나온다.

그런데 용이를 쫓아온 모던보이는 내용물을 보고는 가방이 자기 것이 아니라며, 갑자기 뒤바뀐 가방을 찾아달라고 떼를 쓴다. 용이는 어쩔 수 없이 가방을 들고 또 다른 거지 누렁이를 찾아간다. 동네에 밝은 누렁이는 용이의 부탁으로 원래 가방을 찾는다.

깊은 밤, 낯선 사람들이 찾아와 누렁이 머리에 총을 겨누며 왜 가방의 행방을 쫓는지 묻는다. 오직 먹고사는 게 전부였던 용이는 이 일을 계기로 창씨개명에 얽힌 사건에 휘말리고, 그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저자는 책 속 작가의 말에서 “이름을 잃는다는 건, 나 자신을 잃는 것과 같다. 이 책을 쓰면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우리에게 강요했던 창씨개명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주니어김영사. 216쪽. 9천원.

연합뉴스

 
이름을 훔친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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