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과 귀촌
귀농과 귀촌
  • 경남일보
  • 승인 2015.08.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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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대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이상대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귀농·귀촌 통계를 보면 귀농 3만3278가구에 5만7346명이 농어촌으로 돌아왔다. 연평균 1만1000가구 이상이 고향으로 회귀해 인생 2막을 열고자 한다. 그 중 약 20%정도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귀농의 근본은 농사를 지어 얻어진 소득으로 생계를 유지하는데 목적이 있고, 귀촌은 각박한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껴 자연을 벗삼아 텃밭을 가꾸면서 심신을 치유하는데 가치를 두고 있다.

귀농하는 분들에 대한 사전교육은 시·군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 그리고 농촌진흥청을 통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정착민에 대한 정책지원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약간씩 차이가 나지만 지원되고 있다. 교육을 받고 지원을 받아 현장에 정착하면 또다른 어려움이 지역민과의 소통이다. 웬만한 농사는 기계가 없으면 엄두도 내지 못하니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농자재의 구입에 필요한 정보는 이장의 도움 없이는 불편을 많이 겪는다. 그렇게 어려움을 겪고 농산물을 생산했지만 판로가 없으면 제값을 받지 못해 손해 보기가 일쑤다. 농촌에 거주하는 주민 또한 65세 이상 고령농이 많아 정보수집과 유통에 어려움이 많다.

귀농·귀촌 문제가 도처에 깔려 있어 변화를 가져와야 해결될 수 있다. 도시에서 익힌 기술을 농업·농촌에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재능기부와 함께 지역민과의 동화가 시급하다. 기계를 다뤘던 분은 남아도는 농기계의 수리와 함께 지역민의 농삿일을 도와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넓은 인맥을 가진 분은 도시 지인에게 스마트폰을 통한 판매에 기여하고, 제과나 제빵에 관여한 분은 지역 특산물로 가공제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건축에 관여했던 분은 시골을 도시민들을 위한 체험공간을 만들고, 음악이나 예술에 관여한 분은 전통의 우리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면 농촌문화가 다시금 새로운 활력을 얻어 젊은 농민이 유턴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지역 농업인 또한 귀농·귀촌하는 분들께 농촌의 부가가치를 뻬앗긴다는 생각보다는 어렵고 힘든 우리고장을 살맛나는 지역으로 다시 개편할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도시와 농촌이 조화로운 터전이 되도록 고향에 돌아오는 사람도, 지역을 지키는 농업인도 서로가 한발씩 물러서서 한가족으로 여긴다면 귀농·귀촌은 성공적인 정착이 될 것이다.
 
이상대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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