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7.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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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콘체른 설립자 코시모 데 메디치
 

 

메디치가는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피렌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가문이다. 메디치가는 세 명의 교황과 피렌체의 통치자를 배출하였으며, 나중에는 혼인을 통해 프랑스와 영국 왕실의 일원까지 되었다. 다른 귀족 가문들처럼 그들도 자기네 도시 정부를 지배하였다. 그들은 밀라노의 비스콘티와 스포르차 등 다른 위대한 귀족 가문과 더불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탄생과 발전을 이끌어내는 큰 역할을 하였다. 메디치가의 이름은 ‘약사’를 의미하는 ‘메디코’에서 유래했는데 약재 사업으로 재산을 모은 다음 금융업으로 발전했던 가문인 만큼 독약 분야는 메디치 가문의 장기였다. 14세기 초, 메디치 일족들은 프랑스, 스페인과 더불어 모직물 교역의 걸출한 집단으로 성장했음에도 알비치 가나 스트로치 가와 같은 저명한 가문들보다 위상이 떨어졌다. 그들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려나 메디치 일가는 또 다른 음모와 연루되어 20년 동안 피렌체의 정치에서 추방당했다.

40대의 은행가였던 코시모도 함께 추방당했으나 얼마 후 자신의 기업을 세상에서 가장 큰 은행과 상사로 키우게 된다. 그의 그룹은 아이슬란드와 아프리카까지 진출하고 그의 직원들은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에까지 진출한다. 그래서 코시모는 경제계의 거물로 더 나아가 경제를 통해 권력을 장악한 정치인으로 우뚝 서게 된다. 당시 피렌체는 자본주의 초기 형태를 보여주는 도시로서 인구 5만 명에 20개 이상의 은행 가문이 활동하고 있었고, 피렌체가 북이탈리아의 경제 중심지이자 제노바와 베네치아 공국의 은행창구였다. 이 도시의 귀족과 상인들은 피렌체에서 유럽 16개 나라에 지점을 소유한 메디치 은행을 경영하고 있던 코시모 데 메디치에게서 빌린 돈으로 세계 무역을 장악하였다.

코시모 데 메디치(Cosimo di Giovanni de‘ Medici)는 1389년 피렌체 공국 피렌체(플로렌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부터 산타 마리아 델리 안젤리 수도원 학교에서 신학, 문학, 역사, 철학의 기초인 라틴어, 헬라어, 히브리어, 아랍어를 배웠고, 학자와 예술인들과 사귀었다. 장남인 자신이 사업가가 되기 바란 부친의 뜻에 순종하는 대신 그는 학자들을 유럽과 비잔틴 제국에 보내어 옛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그래서 보석이나 돈보다 귀한 보물들인 고문서를 수집하도록 했다. 코시모 데 메디치는 비잔틴 제국에서 온 그리스 철학자 게미스토스 플레톤을 불러다 플라톤 철학과 아리스토텔레스철학의 차이를 공부하며 정신을 가꾸는 한편, 도나텔로, 브루넬레스키 등의 예술인들과도 교제하며 예술 공부도 하였다.

코시모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단한 야망을 품고 있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조력자는 교회였다. 메디치가와 교황과의 결합은 특별한 동맹이었다. 교황이었던 요하네스 23세는 코시모의 부친과 아주 가까운 친구여서 메디치가의 기업은 교황청의 공식 은행이 되었다. 코시모는 메디치라는 이름을 브랜드화 하고 권력자의 개인 은행가로서의 입지를 굳혔고 자신에게 돈을 예탁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지역 영주의 궁으로 빠르게 입성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면서 시장을 확대해나갔다. 불과 몇 년 만에 피사, 밀라노, 바젤, 제네바, 리용, 아비뇽, 부르쥬, 안트베르펜, 런던에 지점을 개설하였다.

1450년대에 메디치가의 연매출은 많은 유럽 국가들의 총재산을 능가하기에 이르렀다. 메디치 기업은 오늘날의 GM이나 엑슨 모빌 수준의 세계적인 그룹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하였다. 그래서 코시모는 경제사에 등장하는 최초의 기업 회장이 되었다. 1458년에 코시모는 그의 이름이나 그의 동업자 명의로 된 13 개 기업의 대주주였다. 코시모는 직원들에게 비교적 풍족한 보수를 지불한 부드러운 사장이자, 피렌체 은행에서 서기로 출발한 직원 데 벤치 같은 사람을 최고의 자리에까지 승진시킨 후 소유주식을 동등하게 소유케 만든 너그러운 동업자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코시모의 후계자들은 건축예술가들에게 주는 후원금과 그 당시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도서관 확충을 위한 기부금으로 어머 어마한 액수를 내놓았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김흥길교수의 경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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