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단상] 인자하고 미소 띤 얼굴
[월요단상] 인자하고 미소 띤 얼굴
  • 경남일보
  • 승인 2015.07.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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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우리가 살아가면서 자신을 바로 알고 자신을 이길 수 있다면 지혜로우면서도 강한 자라 볼 수 있다. 자신의 기분이나 생각을 다스릴 수 있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불필요한 말들을 줄이고자 다짐해 보지만, 문득 흥분해 있는 자신을 보고는 실망하며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를 때도 얼마나 많은가. 나이를 먹어간다는 건 인내로서 자각의 불을 밝혀 나잇값을 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니 나이를 헛먹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때와 장소에 따라 변화되는 자신의 얼굴 표정을 다스리도록 한다는 건 힘이 들 수밖에 없다. 비록 마주 대하는 쪽에서 불쾌한 말이나 옳지 못한 행동을 보일 때 좋은 표정으로 자제력을 가지고 참는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먼저 불쾌하게 하였으니, 우리도 똑같이 대하면 된다는 생각, 우리만 참고 당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그러한 마음을 참아 내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나 만약 자신의 감정을 의지대로 고칠 수 있다면 자신의 얼굴 표정에서 변화가 나타난다고 봐야 한다.

상대에게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할 때에는 밝은 미소를 머금은 채 따뜻하고 인자한 모습으로 그 마음을 감동하게 할 아름다운 언어로서 다가가야 한다. 예컨대 내세울 것도 없고 참으로 못생겼다고 할 수 있는 자가 그토록 좋은 인상을 느끼게 하는 건 무엇 때문일까? 물론 사람의 인상이란 얼굴 생김새 외에도 외모와 함께 어울려 전체의 인상을 만들어가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들은 뜻하지 않는 시간과 장소에서도 책임 있는 판단으로 행동하고, 얼굴 표정을 변함없이 관리한다고 봐야 한다.

보잘 것 없고 잘난데도 없지만 진실한 성격과 인자한 미소로서 상대를 편안케 해주는 그들을 보노라면 모두가 밝고 잔잔한 미소를 항상 얼굴에 머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들 역시 얼굴 표정을 밝고 미소 띤 얼굴을 만들려면, 삶의 깊이와 넓이에서 자신의 감정을 변함없이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좀 더 남다른 자기다움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갖고 노력할 수 있는 마음가짐 또한 필요하다.

나이가 많은 우리에게 요구되는 건 밝고 시원스런 미소보다는 오히려 인자한 미소가 어울린다고 봐야 한다. 우리들 스스로 얼굴 표정을 잘 다스리고 거듭 관리한다면, 정말 인자한 미소를 자신의 얼굴에 머금게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자신을 이겨내고 내면의 세계를 맑고도 조용하게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주름 깊은 얼굴에서 밝은 듯 조금은 쓸쓸하나 인자한 미소를 가장 자연스럽게 머금어 준다면, 만난 이들의 기억 속에 이따금 떠올라 여운으로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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