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만들자
[경일포럼]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만들자
  • 경남일보
  • 승인 2015.08.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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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광복 70년 한국사회의 변화’에 따르면 1946년에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가 1000대이던 것이 작년에 1575만대인 것으로 발표됐다. 또한 정부 공식통계가 처음 발표된 1953년에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 2만8180달러로 420배나 증가했다. 그리고 1964년 11월 30일 처음으로 수출 1억불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수출의 날’을 제정한 이후 2014년에 5727억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다. 50∼60년 만에 1인당 국민소득은 261배, 수출액은 5727배의 증가를 기록했으니 이는 ‘한강의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가 끝임 없는 ‘변화와 역동’인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100대 기업의 대부분이 이 시대에 태어나 끝없는 변화로 경제성장의 동력이 된 것이다.

기업은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그 예로 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고 했다. 이 말은 결국 침체된 삼성의 경영에 대변혁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장 큰 계기가 됐다. 그러나 시장의 흐름과 변화에 적응, 변화하지 않은 기업은 살아남지 못하는 것이다. 즉 자동차업계 세계 1위인 GM과 전자업계 1위인 소니, 그리고 전 세계 필름시장의 80%를 장악했던 코닥 등은 그 영예를 모두 다른 기업에 내어주거나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 반면 세계 100대 기업 중 애플, MS, 구글 등 대부분은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신생·벤처기업으로 50년을 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은 어떠한가. 그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볼썽사납게 ‘왕자의 난’을 일으킨 롯데그룹이라 하겠다. 즉 2세들 간의 경영권 분쟁에서 불거진 바와 같이 0.05%의 지분으로 대기업의 경영을 지배하는 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이는 비단 롯데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 전반의 적폐이다. ‘재벌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삼성, 현대, LG 등 국내 10대그룹 총수 일가의 소유 지분을 집계한 결과 10명의 총수가 보유한 상장계열사 지분율은 평균 0.25%에 불과하다. 어떻게 0.25%의 지분율로 그룹전체를 좌지우지하며, 그것도 모자라 2세, 3세로 경영승계, 아니 세습을 한다 말인가. 황제경영, 허수아비 경영을 하는 지배구조는 과감히 척결돼야 한다.

주식회사란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소유자인 주주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갖춘 CEO에게 경영을 위탁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영권의 세습은 배제돼야 한다. 이의 제도적 개선 없이는 황제경영으로 경영부실과 부의 왜곡을 가져오게 된다. 부의 왜곡된 편중은 세습으로 이어질 것이고, 부가 세습되면 결국 ‘왕대밭에 왕대 나는 사회’로 정체돼 사회나 국가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 기업문화도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받아 도덕성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3만 달러의 변곡점에서 경제적·사회적 정체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와 역동 속에서 사회와 조직의 성장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명심해 우리도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기존 기업의 변화와 혁신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신생 기업이 연속적으로 생성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질 때, 진정 우리 경제는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이웅호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경일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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