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마음을 만지다
시가 마음을 만지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8.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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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근 (수필가·시낭송가)
김태근
‘시가 마음을 만지다’는 책의 제목이다. 세 번을 읽어도 밑줄을 긋게 만드는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은 심리상담사인 ‘최영아’님이 전하는 마음치유 에세이다. 마음의 운동이 절실한 나에게로 다가와 내 안에 들어찬 공허함을 어루만져 주었다.

사람의 마음에는 누구나 구멍이 하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그 구멍을 메우려고 사람이 아닌 것들과 관계를 맺기도 한다. 술과 담배, 게임과 관계를 맺게 되면서 그 구멍이 메워지기는커녕 점점 커지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이 책의 83쪽을 펼쳐보자. 우울증(deperession)이란 ‘밑으로 내려가고 처진다’ 는 뜻이다. 기분이 가라앉으면서 전체적인 생명의 기운도 함께 가라앉게 되는 것이다. 이 우울한 기분에 생기를 불어넣고 바닥에 깔린 에너지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것이 바로 목소리다. 소리를 내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안개에 가려진 어두운 환상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삶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감정을 억누른 채 소리를 죽이고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어두운 현실과 미래를 그리게 된다. 본래의 불안정한 정서가 무의식 속에 남아 있어 비슷한 성향의 나쁜 기운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자화상이 어두워지면 타인과의 관계도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나는 이쯤에서 시낭송을 권하고 싶다. 시낭송이 우울한 사람에게는 마음속 깊은 우물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며, 우울하지 않는 사람은 더 큰 정서적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저자 또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동안 쏟아내지 못한 수많은 말들이 내면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그런 내게 시낭송은 눈부신 ‘부활’의 시간을 선사했다. 큰 목소리로 시낭송을 하며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됐고, 내 마음을 옮겨 놓은 듯한 시와 만나면 단단하게 꼬여 있던 감정의 매듭들이 녹아내렸다.”

책속에는 서른일곱 편의 주옥같은 시가 들어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말하기를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은 나무에 꽃이 피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시낭송은 그 꽃의 향기를 전하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이제 처서가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야흐로 독서의 계절이 됐다. 어서 이 책과 만나서 스스로의 마음을 어루만지자. 내면에 잠자는 감성을 깨워서 한편의 시를 낭송해보는 가을을 만들었으면….
 
김태근 (수필가·시낭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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