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천 (진해경찰서 경무계장)
‘거짓말 잘 하는 사람’. 며칠 전 아이 방에서 뒹굴고 있던 잡지의 제목이다. 흥미를 끄는 제목에 끌려 책을 펼쳐 보았다.
내용인 즉, ‘인류의 성공비결은 거짓말에 있다, 약한 인간은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동물들을 속일 방법을 찾아야 했다, 창의성 높은 학생이 거짓말을 잘하며 시험에서 커닝도 잘한다, 바꾸어 말하면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창의성이다’라며 한마디로 ‘거짓말은 인간 최고의 지적능력’이라고 치켜세우는 것이었다.
제목부터 심상찮더니 역시나 의외의 평가였다.
가뜩이나 부모 눈초리를 피해 PC게임에 빠질 기회를 노리는 아들 녀석과의 머리싸움에서 번번이 패해 고심하고 있는 아빠의 눈으로 볼 때, 이 책은 그런 어린 녀석들이 꽤나 자긍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었다.
하긴 중국 춘추시대 공자도 거짓말로 인해 도척으로부터 혼쭐났다는 얘기가 있다. 그 도척이 비록 도적떼의 수장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름의 금도를 정한 오덕(盜蹠支五德)을 지키며 살았다.
매일같이 거짓말에 부대끼는 건 고사하고 도적떼보다 도가 지나친 거짓말이 넘쳐나는 게 요즘 세상살이다.
그러고 보니 경찰과 거짓말, 참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다.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분명히 하나의 사실임에도 관련자의 말들이 서로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지는 것도 아니니 말로써는 누가 거짓인지 판가름하기가 쉽지 않다.
히틀러 선전에 앞장섰던 괴벨스가 “사람들은 처음에는 거짓말을 부정하지만 두 번 말하면 의심하고, 세 번째는 믿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중의 속성에 지나지 않을 뿐, 잠시 감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사실은 들통나는 게 세상 이치고 나는 그것을 경찰생활을 통해 숱하게 경험해 봤다.
우리 어른들은 ‘혀 밑에 날 선 도끼가 있다’며 특히 말조심을 강조했는데, 오늘도 사람들은 어김없이 거짓말을 쏟아낸다. 그런 이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게 능력이라면 작은 혀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것도 과연 능력인가요?
백승천 (진해경찰서 경무계장)
내용인 즉, ‘인류의 성공비결은 거짓말에 있다, 약한 인간은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동물들을 속일 방법을 찾아야 했다, 창의성 높은 학생이 거짓말을 잘하며 시험에서 커닝도 잘한다, 바꾸어 말하면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창의성이다’라며 한마디로 ‘거짓말은 인간 최고의 지적능력’이라고 치켜세우는 것이었다.
제목부터 심상찮더니 역시나 의외의 평가였다.
가뜩이나 부모 눈초리를 피해 PC게임에 빠질 기회를 노리는 아들 녀석과의 머리싸움에서 번번이 패해 고심하고 있는 아빠의 눈으로 볼 때, 이 책은 그런 어린 녀석들이 꽤나 자긍심(?)을 가질 만한 내용이었다.
하긴 중국 춘추시대 공자도 거짓말로 인해 도척으로부터 혼쭐났다는 얘기가 있다. 그 도척이 비록 도적떼의 수장에 지나지 않았지만 나름의 금도를 정한 오덕(盜蹠支五德)을 지키며 살았다.
매일같이 거짓말에 부대끼는 건 고사하고 도적떼보다 도가 지나친 거짓말이 넘쳐나는 게 요즘 세상살이다.
그러고 보니 경찰과 거짓말, 참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이다.
사건을 수사하다 보면 분명히 하나의 사실임에도 관련자의 말들이 서로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지는 것도 아니니 말로써는 누가 거짓인지 판가름하기가 쉽지 않다.
히틀러 선전에 앞장섰던 괴벨스가 “사람들은 처음에는 거짓말을 부정하지만 두 번 말하면 의심하고, 세 번째는 믿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대중의 속성에 지나지 않을 뿐, 잠시 감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사실은 들통나는 게 세상 이치고 나는 그것을 경찰생활을 통해 숱하게 경험해 봤다.
우리 어른들은 ‘혀 밑에 날 선 도끼가 있다’며 특히 말조심을 강조했는데, 오늘도 사람들은 어김없이 거짓말을 쏟아낸다. 그런 이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게 능력이라면 작은 혀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것도 과연 능력인가요?
백승천 (진해경찰서 경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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