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꽃보다 아이들
[제언] 꽃보다 아이들
  • 경남일보
  • 승인 2015.09.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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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창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한국 최고의 배우라 칭송받는 김혜자씨가 월드비전 친선대사로 10년 동안 활동하며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면서 질병과 굶주림에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쓴 책이다. 그녀는 아이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기에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을까?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현실은 그녀의 바람처럼 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아동학대 발생건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1만 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학대로 목숨을 잃은 아동도 14명이나 됐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최근 발표한 ‘2014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 1만27건 가운데 가해자의 81.8%는 다른 이도 아닌 부모였다. 그리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중고 교직원이 가해자인 사례는 539건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아동학대로 사망한 아동 중 10명은 각각 친모와 친부에게 죽임을 당했고, 양부와 양모는 각각 2건이었다.

‘아동학대(아동복지법 제3조)’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 아동학대의 원인으로는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고 ‘잘못하면 때려서라도 고쳐야 한다’는 잘못된 통념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UN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을 단순히 보호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자녀에 대한 소유의식과 체벌에 대한 허용적 문화에서 벗어나 사랑으로 껴안아야 할 때이다. 그리고 아동전문보호기관 등 아이들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앞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전환과 함께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해 본다.

이병태 (창원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창원서부경찰서 이병태 여성청소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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