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지금이 기회다
[의정칼럼] 지금이 기회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8.3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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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 (경상남도의회 원내부대표)
박근혜 정부가 교육개혁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자유학기제’가 시작됐다. 자유학기제는 시험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재능과 적성을 키우며 진로를 탐색하는 교육활동을 말한다. 주입식, 경쟁중심의 교육방식을 탈피한 학생 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교육제도로 새로운 교육문화의 혁신이라 할 수 있는 자유학기제이지만 시작부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입시경쟁의 관점에서 자유롭지 못한 교육현장에서는 흉내만 내는 문제가 발생하거나 다양한 꿈과 끼를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 부재, 질 높은 강사 선택의 어려움 등으로 길게 가지 않고 빨리 끝나 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앞서는 게 사실이다.

성적에 매이고 몇 %로만이 성공할 수 있는 길에 우리 아이들 모두를 줄 세우고 있는 지금 우리 교육의 현실이 안타깝다. 선택되지 않은 많은 아이들은 그들의 꿈이나 목표를 지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다른 이들의 뜻을 뒤쫓아가는 것밖에 되지 않는 안타까운 우리 교육의 현장이다. 경쟁에서 이긴 몇%의 아이들 또한 자발적 선택인지, 행복한 삶의 밑거름이 되는지도 의심스럽다. 앨빈 토플러는 이런 우리 사회의 교육현상에 대해 ‘한국의 학생들이 하루 15시간을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내용을 배우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젠 아이들이 왜 달리는지도 모르고 달리는 경쟁의 세계로 내모는 교육제도는 분명 개선돼야 한다.

자신의 ‘재능’을 생각해 보고, 이 ‘재능’에 적합한 꿈을 그려보고, 더 나아가 꿈을 이룰 수 있는 길을 탐색해 볼 수 있는 대안으로 자유학기제를 도입했다면 그건 잘한 일이고 성공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것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 절실하다. 우선 한 학기로 계획된 기간은 너무 짧다. 학년별로 한 학기씩 하든지, 최소한 1년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꿈과 끼를 찾아 올바른 진로를 탐색하고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또 하나의 문제는 정부는 교육정책에 대한 큰 방향만 내려주고 모든 프로그램 운영은 학교에서 알아서 책임지라는 것에 교육현장에서는 부담을 갖고 있다. 그것은 자칫 과정이야 어떻게 되든 결과만 잘 보고하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것은 아이들이 재미 쪽이 아닌 학교에서 해결해 줄 수 없는 분야에서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꿈과 미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의 활성화가 교육 전반으로 확산될 때 우리 아이들의 삶은 따뜻해질 것이다.

지금까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여러 교육문제 해결을 공언해 왔지만 어느 것 하나 시원스럽게 해결하지 못했다. 교육의 변화는 점진적이어야 한다. ‘자유학기제의 원조격인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의 경우 안정적으로 정착되기까지 20~30년이 걸렸다’는 사례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교육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오늘날 공약에 집착해 성급한 결과를 좇기보다 느림의 지혜를 발휘해 자유학기제가 갖고 있는 강점을 잘 소화하여 교육개혁이 성공하길 기대한다.

 
강민국 (경상남도의회 원내부대표) 의정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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