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
  • 경남일보
  • 승인 2015.09.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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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기 전통의 미국 복합 기업 듀뽕
듀뽕 (E. I. du Pont de Nemours and Company-공식 명칭)은 1802년 6월 델라웨어 주 윌밍턴에서 엘뤄떼르 이레네 듀뽕(Еleuthеre Irеnеe du Pont de Nemours)이 제분공장에서 대포용 화약을 제조하면서부터 출범하여 200년 이상 지속적인 성장을 해온 미국 최장수 복합기업이다. 오늘날에는 기초과학, 화학 및 생물학 분야의 초국적기업으로서 90개국 이상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창업자인 엘뤄떼르 듀뽕은 프랑스 혁명을 피해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고, 프랑스인으로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라부와지에의 영향을 받아 화약 제조를 초창기 사업 아이템으로 삼았다. 그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안전 대책, 그리고 고품질을 무기로 미국 정부의 신뢰를 얻어, 20세기에 들어서 다이너마이트나 무연 화약 등을 제조하게 되었다. 제1, 2차 세계대전에서는 화약이나 폭탄을 공급한 것 외에도, 원자탄을 개발하는 맨해튼 계획에 참여해 테네시 주의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에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제조하는 등 미국의 전력증강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하였다.

듀뽕 가에서는 해군 군인 새뮤얼 프랜시스 듀뽕 등을 배출하였고, 또 초창기 자동차 산업에 주목하면서 1914년에는 피에르 S. 듀뽕이 1908년에 창업한 GM 사에 출자하게 되고, 후에 그는 사장으로 취임하기에 이른다. 그는 듀뽕 사의 지원 아래,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GM 사는 전미 1위의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듀뽕 사는 GM에 대한 지원과는 별도로, 1919년부터 1931년 사이에는 자체적으로도 자동차를 생산하였다. 1920년대 이후는 화학 분야에 힘을 쏟아, 1928년에는 폴리머의 연구를 위해서 캐러더스 박사를 고용했고, 그에 의해서 최초의 인조섬유 네오프렌을 성공적으로 합성해내고 뒤이어 나일론을 합성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또한 1930년대에는 GM의 전설적인 최고경영자였던 알프레드 슬론을 스카우트하여 테플론 등의 합성섬유, 합성수지, 농약, 도료 등도 연구, 개발하였다. 그러나 셔먼 반 트러스트 법에 따라 1912년에는 화약 시장의 독점이, 1950년대에는 GM사 주식의 보유가 문제가 되면서 화약 사업의 분할이나 GM사 주식의 방출 등을 강요당하게 되었다.

1938년 연방정부의 법무부 반독점 담당 부서에 대기업의 독점을 규제하려는 성향의 인물이 기용되면서 미국 내에 강한 반독점적 분위기가 나타난 것도 듀뽕 사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게 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리하여 기초과학에 바탕을 둔 거대한 규모의 연구개발로 기업을 성장시킨다는 경영전략은 듀뽕 사의 전형적인 기업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안전 및 보건, 환경보호, 윤리준수, 인간존중’을 기업 이념으로 삼고 있는 듀뽕은 혁신적인 제품, 소재 및 서비스를 통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과학과 엔지니어링 기술을 제공해오고 있다.

듀뽕 사는 경영이념에서 밝히고 있듯이 화약 등 화학 관련 제품 생산이 많은 만큼 공장에서의 안전을 지나칠 정도로 강조하는 편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화학 제조업체로서 사고가 날 확률이 대단히 높은 편이지만, 이 회사에서 사고를 당할 가능성은 업종을 불문하고 다른 어떤 회사에서보다 훨씬 낮은 실정이다. 듀뽕 사는 미국에서만도 7만 명이 넘는 직원들이 고용되어 작업하고 있지만, 화학 산업의 평균치보다 10배나 좋은 부상기록을 유지하고 있고 노동 손실액으로 따지면 40배나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 안전유지 성과가 탁월하다보니 타 회사 및 미국 재계가 알아줄 정도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듀뽕을 기준으로 삼아 자신들의 안전프로그램의 성과를 측정하고 있다. 그런데다가 다른 회사들에게 종합 안전훈련을 시켜주는 부업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는 사고 예방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깊은 관심과 더불어 확고부동한 원칙과 업무관행이 회사 전 부문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대학교 경영학과

 
Dup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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