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낭송하는 삶
시 한편 낭송하는 삶
  • 경남일보
  • 승인 2015.09.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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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근 (수필가·지리산 힐링 시낭송 대표)
김태근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만나는 이들에게 감히 권한다. 시 한편 낭송하는 삶을 살자고 말이다. 일찍이 공자께서는 “시 삼 백편을 읽으면 생각에 사악함이 사라진다(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고 말씀하였다. 시를 쓰는 것만큼이나 낭송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낭송은 소리예술이다. 낭(朗)자는 ‘높은 소리로 또랑또랑하게 랑’이고 송(誦)은 ‘외일 송’이다. ‘낭송’은 글자의 뜻대로만 풀이해도 ‘높은 소리로 또랑또랑하게 외우는 것’이다. 시낭송은 종이 위에 앉은 시를 밖으로 불러내서 시가 품고 있는 향기를 사람들의 가슴으로 실어 나르는 것이다. 스스로가 작곡가가 되어 내 마음의 악보로 노래하여 듣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것, 이것이 시낭송의 커다란 매력이 아니겠는가.

시낭송의 유래를 살펴보면 문자가 나오기 훨씬 이전부터 생겼다고 한다. 문자 이전에 구송(口誦)된 것이 시낭송이었으며, 태초에 말과 함께 시낭송이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에는 광복 직후 혼란기에 시인들이 자작시 낭독회를 열면서 전파됐고, 1967년 성우들의 명시낭독을 한자리에 모은 음반이 제작되면서 시낭송이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시낭송의 역사가 얼마나 깊은지 실감할 수 있다.

나는 올해 3월 17일부터 산청도서관의 지원으로 ‘지리산 힐링 시낭송아카데미’라는 시낭송 강좌를 개설하게 됐다. 시 한편 낭송하는 삶이 행복을 불러올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 하나로 용기를 냈다. 내 이웃에게도 시낭송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지속적으로 시낭송을 하면 시를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적 감성을 향상시켜 자신의 내면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치유하며, 정서적인 행복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미국, 영국, 독일에서는 전 국민이 참여하는 시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시(시낭송)축제가 열리기를 꿈꾸어 본다. 영국에서는 두 명 이상이 모이면 시낭송을 한다고 한다. ‘시낭송 잘하는 법’의 저자인 송헌 시인의 말처럼 노래방과 같이 시낭송방도 곧 생겨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오월에 산청도서관에서 개최한 ‘지리산 힐링 작은 시낭송발표회’가 그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 시 한편 낭송하는 삶, 이곳 지리산 자락 산청에서 바로 지금 시작해 보자.
 
김태근 (수필가·지리산 힐링 시낭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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