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창업자인 벤 코헨(Ben Cohen)과 제리 그린필드(Jerry Greenfield)는 1963년에 학교 벤치에 만난 오랜 친구였지만 학교생활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한 편이었다. 벤은 도자기 강좌를 들었고 제리는 의과대학 입학시험에 두 번이나 실패한 적이 있다. 그들은 1977년 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교로부터 통신강좌를 통하여 아이스크림 제조에 관한 수업을 듣고, 이듬해 5월 5일 12,000 달러의 자본금으로 버몬트 주 벌링턴(Burlington)에 그들의 이름을 딴 벤 & 제리스(Ben & Jerry‘s)라는 매장을 열었다. 1979년부터 매년 봄에 ‘공짜 아이스크림콘의 날(Free Cone Day)’ 행사를 벌이며 매출을 늘리기 시작하여 사업을 시작한지 3년 만에 ‘세계 최고의 아이스크림’이라는 찬사와 함께 타임지의 커버스토리로 나올 만큼 빠르게 성장하였다. 1995년에는 아이스크림 한 품목으로 1억 5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1997년 3/4분기의 매출로 5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미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의 25% 이상을 점유하기에 이른다.
벤 앤 제리스가 세간의 이목을 끄는 것은 회사의 빠른 성장과 높은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이 회사의 경영철학과 독특한 경영방식 때문이다. 특히 벤 코헨은 대학을 중퇴하고 맥도날드 점원, 건물청소부, 병원응급실 요원, 택시 기사, 학교식당 요리사 등의 다양한 일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접하면서 인간에 대한 사랑, 사회에 대한 책임감 등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 벤 앤 제리스는 우선 버몬트 주에 소재한 기업으로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사회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유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벤 앤 제리스는 제조공정에서 유통 채널 전 과정에서 오염원 배출 제로를 달성해낸 환경친화적 기업이다. 특별히 제조된 사료를 먹인 소를 이용하여 기존의 젖소가 배출하던 메탄가스를 줄이기도 하였다.
한편 벤 앤 제리스는 저소득 청년들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 ‘쥬마 벤처스(Juma Ventures)’를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주마 벤처스가 아이스 크림 판매 사업을 통하여 저소득 청년들의 자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프랜차이즈 가맹비를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입지 선정에서부터 시장조사, 인테리어 및 홍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밴 엔 제리스의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지역사회에도 공헌한다는 사실에 흡족해 함으로써 매출증대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벤 앤 제리스는 1985년부터 매년 세전 이익의 7.5%를 출연하여 미국 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벤 앤 제리스 기금을 출범시켰다. 이 기금을 통하여 인종 및 성차별, 동성애자 차별, 빈곤문제, 환경문제 등의 해결에 이바지 하고 있다.
또한 벤 앤 제리스는 1988년부터 미국 국방 예산의 1%를 평화유지 활동에 사용하도록 하자는 이른바 “1% For Peace” 캠페인을 전개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활동의 취지와 목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피스 팝스라는 아이스크림까지 출시 판매함으로써 그 수익의 1%를 평화를 위한 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벤 코헨은 기업이 지역사회에서 사업을 할 수 있기에 그 이익의 일부를 지역사회로 환원하고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며 지역 사회에의 기여는 다시 기업의 이익으로 되돌아온다고 지적한다.
벤 코헨은 1980년대 중반에 회사 차원에서 세상에 천명한 사회적 사명서의 내용을 세상 사람들이 믿을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증명해보이고 싶어 했다. 그래서 이를 위해 1988년에 사회적 감사를 시작하였고 그것은 미국 국내에서는 최초의 시도였다. 1994년 말까지도 미국 주요 기업들 가운데서 사회적 감사를 실시하는 유일한 회사였다. 벤 앤 제리스의 사회적 활동에 대한 감사 보고서가 1993년에 출판되었을 때, 감사를 실시한 폴 호킨은 보고서 결론에 다음과 같이 썼다. “이 회사는 초창기에 천명한 가치관들에서 변한 것이나 후퇴한 것이 없다. 다른 것이 있다면 이들 가치관을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충실하게 지킨다는 것이다.”/경상대학교 경영학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