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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910)-'틀려'와 '달라'는 달라
허훈  |  gnnew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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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0  22: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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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숲산책(910)-'틀려'와 '달라'는 달라


‘아들이 아버지와 얼굴이 틀리다./나는 너와 틀리다./군자와 소인은 틀리다./나이가 드니까 몸이 예전과 틀리다./쌍둥이도 서로 성격이 틀리다./칠월이 되자 날씨가 하루가 틀리게 더워진다./형제가 달라도 너무 틀리군.’ 앞의 문장에서 ‘틀리다’의 표현은 모두 틀렸다. ‘다르다’로 해야 맞다. ‘틀리다’처럼 무심결에 내뱉는 말은 틀리기 십상이다. 말하기 전에 그 낱말의 뜻을 잠시라도 생각한다면 올바른 표현이 될 것을, 아무런 생각 없이 말하는 바람에 문장 전체의 의미는 손상되고 만다.

‘틀리다’는 ‘셈이나 사실 따위가 그르게 되거나 어긋나다’는 뜻이고, ‘다르다’는 ‘비교가 되는 두 대상이 서로 같지 아니하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다르다’는 대상을 비교하지만, ‘틀리다’는 객관적으로 옳은 답이 있는 상태에서 대상이 이것에 어긋남을 나타낸다. 또 ‘틀리다’는 동사로 형용사적인 쓰임이 없다. ‘틀리다’를 형용사적인 의미로 쓰고자 한다면 ‘틀리다’가 아닌 ‘다르다’로 써야 한다. ‘나는 너와 틀리다(→다르다).’와 같이 ‘틀리다’의 형용사 쓰임은 ‘다르다’의 잘못된 쓰임이다.

그러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했을 때 쓰는 표현으로 “비밀번호가 ‘틀리다’로 해야 할까, ‘다르다’로 해야 할까.” ‘틀리다’로 해야 맞다. 이미 비밀번호가 입력된 숫자가 있고, 이에 어긋난다는 뜻이니까. ‘틀리다’의 용례로 ‘답이 틀리다./계산이 틀리다./아무리 좋은 기사가 실린 신문이라도 교정이 틀려 있다면 틀린 신문이다.’ 등을 들 수 있다. 형용사인 ‘다르다’는 ‘대상 비교’를, 동사인 ‘틀리다’는 ‘정답에 어긋나는지’를 떠올리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틀리다’와 ‘다르다’는 다르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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