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숲산책-아(兒)! 그리워
결혼을 하면 부부는 물론 시가·외가에서도 아기 탄생을 손꼽아 기다린다. ‘과연 우리 아이는 어떻게 생겼고, 또 누굴 닮았을까?’하는 궁금증에서부터 ‘건강하게 순산해야 할 텐데.’하는 염려증까지 겹치면서 임부 돌보기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작금 대한민국은 ‘아(兒)’ 그리운 처지에 놓여 있다. 지자체마다 출산장려금을 줘가며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임신과 출산’은 가족뿐만 아니라 지자체, 나아가 나라에서도 축복하는 일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그래선지 ‘임신부, 임산부’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주차장이 있는 곳마다 ‘임산부’ 전용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임신부 축복교실’을 여는 지역도 있다. 그러면 ‘임신부’와 ‘임산부’의 차이점은 뭘까. ‘임신부(妊娠婦)’는 ‘아이를 밴 여자’를 말한다. 뜻이 같은 말로 ‘임부(妊婦)’가 있다. ‘그는 배가 불러 거동이 불편한 임신부에게 자리를 양보했다./노약자나 임신부는 이 영화를 관람하실 수 없습니다.’ 등과 같이 쓰인다. ‘임산부(妊産婦)’는 ‘임부와 산부(産婦·아기를 갓 낳은 여자)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산부인과에 가면 아이를 밴 여자와 아이를 갓 낳은 여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때는 ‘임산부로 북적이는 산부인과’처럼 ‘임산부’로 표현해야 한다. ‘임부’뿐만 아니라 ‘산부’도 있기 때문이다. ‘산후조리원’도 ‘임산부’가 이용하는 시설이다. 출산 후에 몸조리를 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시설을 갖춰 놓은 곳이기 때문이다. ‘임신부’는 잉태의 의미를 지니고, 임산부는 잉태와 해산의 의미까지 가진다. 즉 ‘임산부’는 ‘임신부’를 포함해 산부(산모)까지 합친 더 넓은 의미다.
허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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