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칼럼] 일학습병행제,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건
[경일칼럼] 일학습병행제,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건
  • 경남일보
  • 승인 2015.09.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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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일학습병행제는 현 정부 들어 4대 국정기조로 채택하고 있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구축 중 국민행복 범주 내에서 전문인재 및 평생학습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국정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이다. 일하기도 벅찬데 공부까지 하자는 이 제도가 국민행복의 범주에 포함된 국정과제라는데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2400년 전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그의 저서 형이상학 첫 문장에서 ‘인간은 배우기를 원한다’라고 인간 본성을 기술할 만큼 교육은 자아실현을 통한 행복추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개인 측면뿐만 아니라 국가 정책적인 측면에서 볼 때도 산업현장에서 초과근무 시간을 줄이고 그 시간을 교육을 통한 직무능력 향상에 활용한다면 이는 업무의 질을 제고해 만족도를 높이고 일자리도 나눌 수 있는 등 산업현장의 체질을 보다 선진화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임에 틀림없다.

일학습병행제는 산업현장에서 일과 학습을 병행한다는 측면에서 예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장인(master)의 문하에서 행해지던 도제(apprentice) 방식의 교육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도제교육이 특정 기술을 익히기 위해 해당 기술을 보유한 개인에게만 의존해야 함에 비해 일학습병행제는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라는 객관화된 매뉴얼에 기반해 교육과정이 만들어져 실시된다는 데 그 차별성이 있다. 비유하자면 맛집의 조리 비법을 도제식으로 전수받아야만 했던 예전 방식에 비해 요즘은 매뉴얼화 된 프랜차이즈를 통해 누구나 쉽게 맛집을 창업할 수 있게 된 것과도 유사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일학습병행제는 취지 자체가 사내 교육이나 연수 프로그램이 잘 갖춰진 대기업보다는 직원들의 교육연수 활동에 대한 지원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보다 도움이 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시행 첫해였던 지난해만 하더라도 다소 번거로운 신청절차나 실시규정으로 인해 신청 기업을 모집하기에 힘든 점이 많았다. 하지만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은 실시 성과나 여러 가지 직·간접적 홍보효과로 인해 자발적으로 일학습병행제를 신청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난다는 것은 해당 제도의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첫 단계를 통과했음을 나타낸다. 싹이 트고 열매를 맺고 다시 그 씨앗이 싹을 틔워 온전한 지속가능성을 보여줄 때까지는 여러 가지 정책적인 지원과 사회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체 내부에서도 경영진이나 교육훈련 담당자의 내실 있는 제도운영 의지가 중요하다.

필자가 속한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에서는 2014년 미래신성장동력 학과개편을 통해 확보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업체와의 일학습병행제 계약학과를 개설, 단순한 직무능력 향상교육 수준을 넘어선 2년제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일학습병행제를 통해 지속가능한 경영환경의 동반자로서의 일학습병행제가 정착되기를 기대해본다.

 
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경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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