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전화번호 ‘119’
긴급 전화번호 ‘119’
  • 김귀현
  • 승인 2015.09.2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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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현기자
김귀현기자
소방관들은 추석 연휴에도 쉴틈 없이 전 지역을 오갔다. 이곳저곳을 오가는 구급차를 마주치는 동안 진주소방서에서 겪었던 일이 떠올랐다.

이날 오전 3건의 신고가 한꺼번에 접수돼 출동명령이 이어진 뒤 새로운 신고가 들어왔다. 그런데 이전 신고와 달리 신고자의 음성이 관내 방송을 탔다. 만취한 남성은 막무가내로 출동을 요구하며 억지를 썼다. 이같은 상습 신고자들은 일주일에 서너번씩 상습적으로 신고를 하는데, 출동 전에 전화로 행패를 부리는데다 막상 현장에 가면 술이 깨지 않는다며 병원 이송을 요구한다고 했다. 가스불을 꺼달라거나, 반려동물을 잡아달라거나, 잠긴 문을 열어달라는 등의 비긴급 신고 역시 잦았다.

현재 119신고 접수시 강력대응 지침에 따라 발생 지점 외 인근 출동 거점에도 동시 출동하게 된다. 출동 인력은 현장 확인 후 재배치되는데, 이는 오인 신고나 허위 신고에도 적용돼 신고 상황을 해결한 뒤에야 복귀하게 된다. 무분별한 신고에 출동을 하다 자칫 긴급상황을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소방관들은 개개인의 수고스러움보다 긴급상황 대응이 늦어질까 불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오히려 상황을 설명했다가 항의전화를 받기도 한다. 한 소방관은 “허위 또는 단순 신고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신고자가 ‘소방관이 시민에게 불친절하게 군다’며 항의했다”고 했다. 이처럼 비긴급 신고에 뾰족한 대처방안은 없는 상황이다. 119신고의 경우 긴급한 상황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상황실에서 현장을 파악하기 힘든 만큼 신고내용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119 번호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식은 이를 따르지 못하는 모양새다. 119는 긴급 전화번호다. ‘긴급’ 번호는 긴급상황에 이용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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