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칼럼] 축제의 본질을 묻다
[대학생칼럼] 축제의 본질을 묻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10.0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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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인 (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우리나라 유명 축제 중 하나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지난 1일 막을 올렸다. 하지만 시민들과 진주시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바로 축제가 유료화됐기 때문이다. 진주시는 7만7000여 개의 유등이 불을 밝히는 역대 최대 규모와 세계 5대 축제에 진입을 대비한 재정마련을 위해서는 유료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입장은 다르다. 유료로 바뀌었지만 정작 제대로 축제관리가 되고 있지 않고, 주최 측의 ‘재입장 불가’ 방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몰려 교통이 혼잡하고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돈을 내지 않은 사람은 축제를 볼 수 없도록 가림막까지 설치해 주변 상인들의 매출감소와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진주시민 초대권을 만들었지만 주말에는 사용불가이기 때문에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 첫날 2만여 명이 진주를 찾았고 많은 타 지역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축제장을 메웠다.

진주시는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축제협회 총회에서 세계 축제도시에 선정된 것에 이어 피너클 어워드에서 상을 받았다. 축제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올해 아시아 유일 축제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세계적인 축제로써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갈등의 현실은 화려한 축제 속에 감춰져 있다.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는 2m가 넘는 가림막으로 막혔고, 입장료를 지불한 소수의 사람들만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됐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받아야 할 축제가 시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다.

1만 원이라는 입장료도 대부분의 시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금액이다. 최근 인터넷에 ‘무릎 꿇은 할머니’ 사진이 올라와 축제 비판의 불씨를 댕겼다. 입장료가 부담스러운 9명의 할머니가 표를 사지 못해 서로 돌아가며 무릎 꿇고 땅바닥에 엎드리면 한 명씩 그 위에 올라가 구경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진정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의심스럽다. 축제는 가장 먼저 시민들을 위한 축제가 돼야 한다. 이후 타 지역 관광객,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야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다.

모두가 함께 즐기는 공공의 자산으로써의 축제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축제는 돈을 주고 관람하는 공연과는 다르다. 시민들과의 벽을 허물었을 때 진정한 축제의 본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양효인·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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