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이광종 감독 "올림픽 본선 꼭 나가줘"
투병 이광종 감독 "올림픽 본선 꼭 나가줘"
  • 연합뉴스
  • 승인 2015.10.1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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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체육상 지도상 선정에 “용기 얻었다”
“제자들이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꼭 따줬으면 좋겠어요.” 지난 3월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는 축구 팬들의 심금을 울리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축구 대표팀 평가전에 앞서 ‘슈틸리케호 태극전사’들은 ‘COME BACK TO US(우리에게 돌아와 주세요)’라는 문구와 이광종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센터서클에 모였다.

 이윽고 전광판에 이 전 감독의 얼굴이 나타나자 선수는 물론 기립한 관중까지 힘찬 박수로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태극전사들이 이런 행사를 벌인 것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이 전 감독의 쾌유를 비는 마음에서다.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남태희(레퀴야) 등 태극전사 상당수가 이 전 감독의 제자들이다.

 이 전 감독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축구의 우승을 이끈 지도자다.

 대한축구협회의 유소년 전임 지도자 1기 출신인 이 전 감독은 유망주 발굴과 지도에 힘쓰며 각급 연령별 대회에서 큰 성과를 냈다.

 이 전 감독의 지휘 아래 한국 축구는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8강,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선수권대회 우승, 2013년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이 28년 만에 금메달을 지휘한 게 최고의 업적으로 꼽힌다. 공로를 인정받아 이 전 감독은 올림픽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이 전 감독은 지난 1월 U-22 대표팀을 이끌고 태국에서 열린 2015 킹스컵에 출전했다가 고열 증세로 서둘러 귀국해 병원을 찾은 결과 급성 백혈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결국 이 전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에서 스스로 물러났고, 팬들과 선수들은 이 전 감독에게 헌혈증을 보내는 등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감독은 14일 발표된 ‘대한민국체육상’ 지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체육 인재 육성에 이바지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서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이 전 감독은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하루빨리 회복해서 그라운드에 복귀하라고 용기를 주는 의미로 생각한다”며 “그런 날이 빨리 와서 한국 축구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는 소감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알려왔다.

 이 전 감독은 “현재 치료는 거의 끝나고 회복·관리하는 단계”라며 “영덕과 양산 등 산속의 요양 시설을 다니면서 자연과 더불어 요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제자들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이 전 감독은 “호주와의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을 TV로 봤는데 선수들이 아주 잘했다”며 “최종예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소집기간이 길지 않은 만큼 선수 개개인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 내년 1월 최종예선을 잘 치러서 꼭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그동안 나를 위해 헌혈증서를 보내주시는 등 걱정을 해주신 많은 팬과 축구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편, 이 전 감독은 현재 지방에서 요양 중이어서 15일 열리는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다. 대신 이운재 올림픽 대표팀 골키퍼 코치가 대리 수상자로 나설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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