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을 ‘문화다양성 1번지’로 만들자
경남을 ‘문화다양성 1번지’로 만들자
  • 이은수
  • 승인 2015.10.18 08: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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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문화다양성 과제
 

경남을 ‘문화다양성 1번지’로 만들자

<1>문화다양성 현주소
<2>문화다양성 과제
<3>호주의 ‘리빙인하모니’ (상)
<4>호주의 ‘리빙인하모니’ (하)
<5>캐나다 ‘모자이크 프로젝트’(상)
<6>캐나다 ‘모자이크 프로젝트’(하)
<7>문화다양성 확대 이렇게하자


외국인 이주민들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현실은 불평등의 땅에서 차가운 대우을 받으며 살아간다. 결혼이민자들은 공공기관에 가는 것이 무척 힘들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다문화가족정책을 추진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외국인 주민 다수는 사회곳곳에서 보이지 않는 무시와 차별, 편견으로 최소한의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경남지역 문화다양성 실태와 과제를 소개한다.
 
▲ 지난 9월14일 부산다문화국제학교에서 중도입국 학생들이 수업 도중 정재영(왼쪽) 선생님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은수 기자/


◇외국인 주민 차별 심각= 우즈베키스탄 출신 귀화자 구모(31)씨는 지난해 9월 부산 동구의 한 목욕탕에 갔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했다. 목욕탕 업주는 주민들이 목욕탕을 외국인과 함께 사용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영업상 외국인 손님을 받지 않았다. 멸시를 참지못한 구씨는 이를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를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다. 인권위는 최근 인종에 따라 손님을 가려 받는 것은 차별이라며 목욕탕 업주에게 출입거부를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창원에서는 시부지에 외국인 근로자 아파트를 지으려다 동 주민들이 혐오시설이 들어온다고 반대해 무산됐다. 이로인해 창원지역 기업에서 일하는 다수 외국인 근로자들은 회사 건물 옥상에 마련된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창원시 진해구에서는 주민들이 외국인 근로자 아파트에서 외국인들이 옷을 벗고 일광욕을 하는 것이 보기 싫다며 이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해에서는 외국인이 집을 구하러 갔다가 퇴짜를 맞았다. 심지어 어떤 식당에서는 손님 떨어진다며 외국인에게 오후 1시부터 이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필리핀 출신 한 여성 귀화자는 창원시내 유명 백화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자신에게 점원이 “이 물건 비싼데…”를 연발하자 기분이 크게 상해 쇼핑을 접었다.

결혼이민 18년차인 중국 출신의 이민(양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근무) 씨는 “일선학교에서 아이들한테 ‘다문화자녀’ 라는 명칭은 또 하나의 차별로 비춰진다”며 “결혼이민자들은 국적을 취득하고도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이 드러나면 자녀가 불이익을 받을까봐 개명을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 거창 귀농예술인 모임의 레인보우합창단이 지난 5월 21일 청주문화산업단지에서 열린 문화다양성의 날 및 문화다양성 주관 기념행사 개막식에서 오프닝공연을 하고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제공/


◇외국인 주민 문화 향유 부족 = 경남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제대로 문화를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2013년도 조사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이주민들은 주말이나 휴일 여가 활동으로는 TV시청이 21.4%로 가장 많았고, 문화예술활동은 4.1%에 그쳤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가 지난 1년간 공연관람을 하지 못했다. 도내 외국인 이주민들은 희망하는 여가 활동은 여행 30.1%, 자기계발 13.5%, 문화예술 6.5% 순이었다. 이주민들은 여가·문화활동을 하기 어려운 점으로 경제적 부담(34.6%)과 시간 부족(29.7%)을 꼽았다.

◇외국인 근로 조건 열악= 경남에는 조선·해양, 기계, 자동차 등 산업이 많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다. 산업 구조의 조정이 없는 한 외국인 유입 노동력을 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 외국인 근로자들은 인종차별적 관념 때문에 내국인에 비해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임금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 전망 2015’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 임금 격차는 1.55배로 OECD내 22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국제학교 설립 시급= 지방에서 다문화와 관련 된 귀한 행사가 지난 9월10일 부산에서 열렸다. 부산다문화국제학교가 부산교총회관 1층에 둥지를 마련하고 개교식을 가진 것이다. 대안학교인 부산다문화국제학교는 베트남, 미국,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중도입국한 학생 10여명에게 한글, 영어, 태권도 등을 수준별 맞춤식으로 가르친다. 결혼이주여성 10여명도 한국 문화 이해와 기초 한글, 기초 영어 등을 배우고 있다. 교육비용은 전액 무료다.

미국인 아버지와 러시아 교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중도입국자 타이거(11·미국 국적) 군은 “한국말 배우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며 “한국에서 미식축구나 농구 선수와 같은 스포츠맨이 되고 싶다”고 자신의 꿈을 전했다.

부산다문화국제학교 이정애 교감은 “다문화 자녀들의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다문화국제학교를 만들었다”며“다문화학교가 시·도별로 1곳씩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부산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중도입국 다문화학생 교육시설인 글로벌국제학교도 운영되고 있다.

◇독자 다문화센터 건립 바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들은 이주외국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업으로 독자적인 다문화센터 조성을 꼽고 있다. 이주민들과 지역민이 상시적으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다. 이 곳에서는 자국의 영화와 음악감상, 출신국의 음식 등이 제공되고, 지역민들에게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자연스럽게 이주민과 친구를 만든다면 이주민 복지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이철승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 대표는 “1990년 이후 외국인 본격 체류하면서 현재 다문화 관련 제도, 틀, 조직 갖춰졌지만 여전히 인식 개선은 안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다문화는 국제결혼 가정의 2세를 통칭하지 올바른 다문화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은수 기자 eunsu@gnnews.co.kr
(연합취재 경남신문)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 승해경 경남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승해경 경상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숨은 재능과 끼살려 문화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승해경 경남다문화센터장은 국제간 이동이 자유로운 신노마드(유목민) 시대를 맞아 증가하는 이주민들에 대한 맞춤형 시책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다양성이 곧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이주민들을 문화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역량을 확대하는 한편, 안정적 일자리 제공과 함께 어머니 문화의 강점을 살린 다문화 2세 교육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다문화의 근본 취지에 맞게 '문화다양성'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강이남에서 거주 외국인수가 가장 많다. 경남 다문화 실태 및 특징은.

▲전국적으로 재중동포를 포함한 중국계 비율이 높지만 경남은 베트남 출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창원과김해 등 근로자 일자리도 많아 매년 1만명 정도 이주민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외국인인력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비로 운영되고 있는데, 결혼이주여성의 한국생활 적응 및 일자리 제공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 여성 및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데, 지원시책 및 주요성과는.

▲지역이 넓어 읍면동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족통합프로그램의 경우 선배 이주여성이 강사로 참여해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교육이 되도록 한다. 프로그램은 고향방문 및 비교문화체험, 결혼이민자 자활센터, 부부캠프가 대표적이다. 11월에는 남편 서포터즈 발대식도 계획돼 있다. 무엇보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생활과 문화에 익숙한 여성들의 경우,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워 농협이나 경남은행에 취업도 하고, 센터에서 인턴을 하거나 경찰서와 법원, 각종 공공영역에서 통·번역 활동도 수행하고 있다.

-문화다양성 관점에서 도내 활동사항은.

▲원어민강사와 다문화강사는 이주민 당사자로서 각자의 수업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에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주고,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에 따라 지역민들의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적인 시선을 없애주는 데도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결혼이민자 자조모임을 통해 동아리를 구성해 봉사활동을 하거나 모국의 춤이나 노래 등의 공연으로 지역축제에 초대돼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난타동아리 '인타클럽'이 대표적이다. 보통 결혼이민자 동아리는 임신과 출산, 육아와 경제활동으로 1년이상 지속되기가 어려운실정이나 활동공간 마련 등을 통해 5년째 운영되며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문화다양성 확대를 위해 여전히 과제가 많은데, 개선방향 및 향후 추진계획은.

▲문화다양성의 전제조건은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의 해소라고 할 수 있다. 인식개선을 위해 자조모임강화와 함께 열린강좌 및 찾아가는 문화공연, 다문화토크쇼 등을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미래세대에 대한 부분이다. 다문화가족 중 학령기아동이 60% 이상이다. 이들이 글로벌 리더로 자라날 수 있도록 어머니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잘 계승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현재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는 유학생 및 원어민 강사들을 위한 지원이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찾아가는 문화공연이 이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도내에도 독립적인 다문화센터 건물이 마련된다면, 이주민들에게는 출신국의 영화음악감상, 음식 등이 제공되고, 지역민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는 등 문화다양성 증진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이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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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맨 2015-10-19 18:30:38
하나방송의 횡포로 티비시청 어려워...횡포 횡포가 이건 막장수준이야. 저거들 맘대로 시청이 안되도록 만들고...무슨 이런 사구려 방송잉 잇어요. 창원 고성의 하나 방ㅅ오 퇴출시켜 시청선진 문화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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