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병 입영문화제
현역병 입영문화제
  • 경남일보
  • 승인 2015.10.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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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근 (수필가·지리산힐링시낭송 대표)
김태근
10월 6일에 아들이 군대에 갔다. 입대하기 전에 경남병무청으로부터 ‘현역병 입영문화제’ 안내장이 왔다. 생활관을 공개할 뿐만 아니라 홍보부스를 만들어 사랑의 엽서쓰기, 추억의 즉석사진 찍기 등 여러 가지 문화행사가 있는 것이었다. 입영하는 가족을 대표해 격려의 글을 들려주는 순서도 있었다. 고민 끝에 아들과 청춘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어서 신청을 했다. 그날, 모든 청춘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격려의 글을 읽었다.

입영하는 모든 청춘들과 아들 진우에게

하늘은 푸르고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이 가을날, 입영하는 모든 청춘들의 힘찬 맥박소리와 발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늘, 이 뜨거운 심장과 당당한 발걸음이 먼 훗날에 여러분들이 더욱더 성숙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며, 여러분들에게 가장 큰 재산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어느 부모인들 입영하는 자식을 두고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여러분들 역시 가족,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고 힘이 들겠지만,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의 부름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녀오길 바랍니다. 군대에 관련된 좋지 못한 소식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머리카락을 자르는 아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청춘들의 밝은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됩니다. 앞으로 새롭게 만나는 부대원들과 서로 아끼며 한가족처럼 따뜻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입영하는 모든 청춘 여러분!

여러분들은 이 나라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고 튼튼한 몸과 강인한 정신으로 군대생활에 충실하기를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언제나 여러분들을 응원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들과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채워 나가기를 당부드립니다. 입영하는 모든 부모들의 온 마음을 담아서 건강하게 다녀오기를 두 손 모아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입영문화제가 있다는 것이 장병들과 가족들에게 큰 위안이 되었으리라. 10월 15일, 장정 소포가 현관문을 성큼 열고 들어왔다. 아들이 신고 간 운동화와 입고 갔던 옷을 끌어안고 아들냄새를 맡아보았다. 아들의 손 편지를 읽기도 전에 눈물이란 녀석이 먼저 달려들었다. 산청의 가을은 깊어만 가는데….
김태근 (수필가·지리산힐링시낭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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