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대악 예방도 '부드러움' 패러다임으로 전환
[기고] 4대악 예방도 '부드러움' 패러다임으로 전환
  • 경남일보
  • 승인 2015.10.1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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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식 (통영경찰서 미수파출소장·경감)

며칠 전 통영케이블카 하부역사 인근 작은 골목길 안 정자나무 밑에서 통영시장을 비롯한 여러 기관장과 다수의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셉테드 안전마을 준공식을 가졌다. 행사 장소는 케이블카 탑승장과 윤이상음악당, 그리고 유람선터미널 인근에 위치한 곳으로 통영시내 도심권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평소 112신고가 많고 절도사건이 잦아 주민들의 민원이 많은 곳으로 지자체와 경찰이 안전마을 설치에 관심을 가져온 곳이기도 하다.

약 800m에 달하는 골목길 담벽에는 통영지역 명성에 걸맞은 한산대첩 등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23전 전승기록을 테마로 한 벽화가 장승처럼 서 있고, 그 사이에는 500년 전 격렬했던 해전 이미지를 순화하는 꽃그림들이 조화를 이루는 한편, 입구에는 경찰의 마스코트 포순이 캐릭터가 친근한 표정으로 안전마을을 안내하고 있다.

통영시 미륵도 관광특구 일부지역은 평소 골목길이 미로처럼 얽히고 어둡고 칙칙해 야간에는 심심찮은 도난사건과 취객들의 소란으로 범죄의 온상처럼 여겨져 왔던 곳으로 야간에 통행하는 주민들과 하굣길 중·고등학생들의 안전에 위협을 받았으나 골목 곳곳에 이순신 장군의 기상이 서린 벽화가 우뚝 서서 안심 귀갓길을 지켜주고 있다. 또 포순이 등 벽화그림이 주는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그동안 동 지역이 절도 등 사건사고가 많은 곳이라는 오명을 한꺼번에 떨쳐내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인근 주민들의 평가가 있었다.

셉테드(CPTED)는 1960년대 미국에서 선보인 이후 선진국이 앞장서 연구 발전해 왔으며 우리나라는 1990년대 방범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사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해 2010년경부터 국토해양부에서 범죄예방 안전기준을 의무화하는 등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게 됐다.

셉테드와 더불어 깨진유리창법칙에서도 주변환경이 범죄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어 이번 범죄환경 개선으로 안전마을로 거듭나 주변 마을과 사회로 안전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셉테드와 같은 주민친화적 벽화나 보안등, 행복정원 만들기 등 작지만 부드럽고 주민 친화적인 범죄예방 디자인이 한 지역의 범죄예방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백재식 (통영경찰서 미수파출소장·경감)
 

백재식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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