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노벨상 수상자 발표 소식을 접하며….
[객원칼럼] 노벨상 수상자 발표 소식을 접하며….
  • 경남일보
  • 승인 2015.10.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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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중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항공기계과 교수)
이달 들어서 각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과학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길 학수고대하건만 아직까지는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일부 분야에서 유능한 분들의 연구실적이 노벨상 수상을 할 수 있는 수준에 근접했다는 보도를 접하긴 하지만 올해도 우리는 남의 나라 잔치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일본은 벌써 여러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가운데 올해에는 두 명의 수상자를 새로 배출했다. 우리나라도 근래 들어와 몇몇 산업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정도로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국가 위상도 많이 높아졌다고 느껴지는데도 노벨상과는 인연이 적은 것인지 아직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물론 노벨상을 수상하기 위한 업적이 짧은 기간에 이루기도 힘들고 오래전에 이룬 연구업적이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뒤늦게 수상자로 결정되는 경우도 있음을 생각하면, 짧은 기간에 급속도로 성장해 오면서 기초과학분야에 대한 연구 역사가 짧은 우리에게는 아직은 시기상조인가 라는 생각도 해본다. 한편으로 노벨상에 목말라하면서도 정작 해당분야의 연구에 정진할 수 있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나가는 데는 너무 소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수학이나 과학에 많은 흥미를 가진 어린이들이 부모의 관심 속에서 초등학교 시절에는 비록 사교육의 형태이기는 하지만 여러 가지의 과학교육을 받으며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하지만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대학입시라는 파도에 휩쓸리게 되고 소위 일류대 진학만이 유일한 목표인 교육체계 속에서 억눌리며 생활하는 동안 심신이 지치게 된다.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좀 더 깊이 배우고자 하는 과학교육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면서 과학자로서의 꿈이 퇴색돼가는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일본인의 고등학교 성적이 400여명 중 250등 정도의 성적이었다고 한다. 비록고등학교 시절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자신의 꿈을 키워가며 묵묵히 연구에 정진하면서 놀라운 업적을 이루게 된 것이다. 과학부문의 노벨상을 수상한 일본인들의 출신대학을 보면 동경대학 출신이 많기는 하지만 수상자 중 상당수가 우리로 말하면 지방대 출신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대학입시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 정작 자신의 진정한 꿈을 위해 준비하는 것에는 힘을 다하지 못하는 우리의 상황이 하루속히 개선되길 바란다.

눈앞에 드러나는 성과에 너무 집착하고 이러한 것들로 모든 것을 평가하려 하는 우리의 사회문화가 변화되기를 갈망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자신의 꿈을 묵묵히 키워 나가며 기초연구를 지속해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는가. 다양한 가치관을 포용하는 문화 속에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함께한다면 어떨까.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의 깊이를 높이기 위한 투자도 절실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우리의 사고방식이 변화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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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현 2015-10-27 09: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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